[ISC 특집기사] 라틴아메리카의 우회전
라틴아메리카 전역에서 중도좌파와 좌파 정부는 선거 패배와 정치적인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예를 들어 베네수엘라의 통합사회당(PSUV)은 지난 총선에서 패배했고,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은 대선에 출마할 수 있는 제한을 변경하는 헌법 개정 국민투표에서 반대표를 더 많이 받았으며, 브라질의 딜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탄핵을 받고 있다. 또한 라파엘 꼬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2017년 대선에 다시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직면한 정치적 어려움은 경제적 어려움은 상품 가격 하락으로 촉발된 것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세계 경제에 의존한 자본주의 생산으로부터 해방되지 못한 좌파 정부의 한계와 취약성 때문이다.
라틴아메리카의 우회전을 이해하려면 그 규모와 깊이를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프레데리꼬 푸엔떼스는 패배가 아니라 “타격”이라고 강조한다. 좌파는 지난 10년~20년간 사회적 변화를 통해 민중들이 좌회전했기 때문에 그렇게 쉽게 패배할 수 없다. 오늘날의 우파는 80년대와 90년대와 똑같이 할 수 없다. 새로운 정치적 지형에 적응해야 하고 다수의 민중이 혜택을 받고 지지한 좌파의 사회 정책 대부분을 채택하는 정당으로 변모해야 했다. 하지만 좌파의 사회 정책이 표면상으로는 지지를 받음에도 우파의 자본 축적을 위한 정책이 라틴아메리카의 뿌리를 둔 사회적 변화와 근본적으로 모순이 된다. 그래서 정책의 변화를 통해서 선거에서 승리한 우파의 결집은 사회적으로 깨우친 민중의 높아지는 기대에 역행한다. 라울 레데스마는 12월 총선에서 우파를 선택한 다수는 베네수엘라의 경제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랬다는 것을 설명한다. 그들은 현재 우파는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하고 사회보장제도(세입자 권리 보호, 대지주의 유휴토지를 농민과 생산자에게 주는 토지법 등)를 해체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그래서 이러한 우회전은 이미 좌회전한 베네수엘라의 정치적인 중심 때문에 제한받고 있다.
하지만 이런 타격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좌파나 중도좌파 정부가 자본주의적 생산으로부터 전환하지 못해 세계시장과 지배층의 압력에 취약해 진다는 점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호아오 뻬드로 스떼딜레는 현재 시기에는 세 가지 흐름이 있다고 설명한다. 먼저 지역 자본과 초국적자본(특히 미국은행)이 지배하는 신자유주의적 정책의 연속이고 이에 대한 두가지 반응이 있다. 하나는 국가 부르주아와 노동자 계급 사이의 협력에 기반한 신개발주의이고 다른 하나는 반신자유주의적이고 반제국주의적인 ALBA이다. 두 반응의 경우 세계 시장에서 라틴아메리카의 주변적인 지위로 제한을 받는다. 브라질의 신개발주의는 재산업화, 정부의 경제와 사회의 투자, 노동자 임금 상승을 통해 경제 성장으로 정치적 위기를 해결하고자 노동당과 부르주아가 타협한 것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세계 시장의 둔화가 브라질의 성장에 심각한 타격을 주면서 “경제 파이”가 줄어들고 부르주아와 노동자 계급간의 협력에 압력을 가했다.
변화를 위한 임무를 맡고 집권한 라틴아메리카 국가 정부는 왜 그들 자신을 국내외의 지배층에 종속시키는 자본주의적 생산의 구속을 깨뜨리지 못했을까? 푸엔떼스는 정부의 권력, 정당의 성격, 그리고 계급투쟁의 힘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정권을 잡는 것은 낡은 자본주의 정부를 전복시키고 새로운 노동자 국가를 만드는 반란과는 다르다”라고 푸엔떼스는 분명히 설명한다. 이는 행정부 권력을, 그리고 사법부까지 잡는다 해도 “자본주의 지배층이 가진 경제 권력은 건드리지 못한” 채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이전의 정치 지배층이었지만 여전히 경제적 지배층의 욕구를 용이하게 하는 구조인 관료적인 국가를 차치하고서라도 말이다. 지배층의 경제권을 정복하지 못하면 사회 변혁의 속도는 쿠데타 위협이나 경제적 사보타주(필수품 생산이나 투자 거부 등)로 인해 느려진다.
그리고 좌파와 중도좌파 정당 자체 내에 한계가 있다. 집권하기 위해서 이러한 정당은 폭넓은 선거전선을 형성한다. 그래서 폭넓은 기반으로 정권을 잡을 수 있었지만 그들의 급진성을 제한한다. 아르헨티나의 끼르치네르 지지자들은 우파의 페론지지자과도 함께 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계급 투쟁이 이러한 우파적 요소를 몰아내고 정당의 방향을 좀 더 왼쪽으로 통합할 수도 있었다. 차베스 대통령은 지배층의 쿠데타와 오일 사보타주와 베네수엘라 민중들이 다시 그가 집권할 수 있도록 보여주었던 반격으로 인해 급진화되었지만 그럴수록 제5공화국(차베스 대통령이 집권할 수 있도록 만든 선거연합)을 함께 만든 가장 가까웠던 동맹중 몇몇은 가장 강한 적이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사회 변혁의 엔진인 계급 투쟁으로 돌아선다. 푸엔떼스에 따르면 계급투쟁의 강력한 동원에도 불구하고 라틴아메리카의 계급투쟁은 더 큰 그림을 상상하고 추구할 능력이 제한적이라고 한다. 사회운동은 구체제를 반대하는 것뿐만 아니라 새로운 체제를 구축하고 운영해야 한다. 푸엔떼스는 볼리비아에서 천연가스전쟁 당시 파이프라인 설치는 시위로 중단되었고 가정은 가스를 공급받지 못한 상태였다. 이런 상황이 시위자들에 대한 지지를 잃게 만들었다. 시위자들이 공동으로 공장을 운영하려고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노동자 계급, 중산층 계급, 소농들이 사회를 운영할 준비가 되었었나요?”라고 푸엔떼스는 묻는다.
그럼에도 새로운 사회의 씨앗은 심어졌고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맺고 있다. 베네수엘라에서 레데스마는 정부와 사회 운동 진영이 함께 국민에게 씨앗을 주고 직접 먹거리를 재배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즉 지배층의 생산과 유통 파업을 해결하기 위함이다. 에콰도르의 깔라 뻬냐는 식량주권이 헌법에 도입되고 실제 법으로 제정되었다고 설명한다. 농촌 인구의 3분의 1에게 식량주권은 토지 분배와 불평등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
사회 변화 뿌리의 깊이는 사회 운동에 달려있다. 스떼딜레는 사회 운동진영이 정부와 독립적으로 활동해야한다는 것, 대중 투쟁을 계속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민중을 교육해야 한다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푸엔떼스는 청년을 조직하는 것과 좌파 진영이 우고 차베스의 생각의 중심적인 요소를 되찾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즉, 제 3의 길을 추구하던지 21세기 사회주의를 추구하던지 차베스의 생각을 관통하는 한가지 중심은 사회 변화에서 민중의 주체성에 있다. 사회 변혁을 위한 좌파 진영 정책의 근간은 대중이 되어야 한다. 사회에 얼마나 깊게 갈 것인가와 열매를 맺을 것인가는 얼마나 뿌리가 깊은가에 달려있다.
이 글을 쓸 수 있도록 시간 내주셔서 인터뷰에 응해주신 프레데리꼬 푸엔떼스, 깔라 뻬냐, 바울 레데스마, 호앙 뻬드로 스떼딜레에 감사를 표합니다. 또한 의미를 이해하고 연결점을 찾도록 도움을 주신 스캇 존, 까씨아 베차라, 아나 아모림, 따냐 께르쎈, 윌리엄 까마라다에게도 감사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