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주권과 농업] RCEP와 종자주권
RCEP란?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은 또 하나의 대규모 지역무역협정으로 농민의 종자에 제한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협정참가국들로는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호주, 중국, 인도, 뉴질랜드, 일본, 한국이 있고 RCEP는 35억명에게 영향을 미치고 세계 무역의 12%를 차지한다. 또한 상품과 서비스, 투자, 경제/기술 협력, 지적재산권, 경쟁과 분쟁처리까지 협상 분야가 포괄적이다. RCEP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보다 중/저소득 국가에게 더 우호적일 것으로 여겨지지만 유출된 협상 문서를 보면 농민이 종자에 대해 가질 수 있는 통제권과 아시아에서 원주민과 지역 주민들의 전통 지식에 관한 통제권에 대한 심각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종자에 미치는 영향은? 전통적으로 농민은 종자를 저장하고 농민간 종자를 나누며 이종교배도 했다. 하지만 1960년대 녹색혁명 시기 정부와 기업은 농민의 종자를 고수확 품종으로 교체하는 정책을 썼다. 아시아태평양종자협회에 따르면 농민이 저장한 종자가 아시아에서 사용되는 종자의 80-90%를 차지한다고 한다. 그래서 기업은 국가 정부가 지적재산권법을 제정해서 종자를 사유화 할 수 있도록 압력을 넣어 좋자를 독점하고 통제하려 한다. 또한 무역협정은 농민이 종자를 저장하고, 교환하고, 판매하고 심는 것을 불법화 하는 법을 정부가 시행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장치가 되고 있다.
유출된 문서의 내용은? 유출된 문서를 보면 농민의 종자에 여러 가지 위험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먼저 일본과 한국은 RCEP 회원국 모두가 국제식물신품종보호동맹(UPOV) 1991협약에 참가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UPOV 1991 협약에 따르면 종자 기업이 “그들의” 품종을 생산, 재생산, 판매, 수출입하는 것에 대한 배타적 권리를 가질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종자기업에게만 유리하다. 그리하여 종자 기업은 농민이 기업 소유의 종자를 허가없이 증식하거나 기업의 종자와 유사한 종자를 교환할 경우 기업의 권리를 침해했다고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일본은 RCEP를 통해 종자 저장을 범죄화하고자 한다. 즉 종자의 수출입은 감독하에 놓이고, 종자 소유주의 허가를 받지 않거나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고 생산되었다고 추정되는 종자의 운송은 중단되도록 만든다. 일본은 이를 침해할 경우 형사법상 처벌을 받고록 제안하고 있다. 또한 인도는 RCEP 참가국이 전통 지식을 성문화해 특허청이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자 제안한다. 이는 유전자원이나 전통 지식을 디지털화된 정보로 모을 경우 몬산토나 신젠타 같은 기업들이 쉽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농업 공동체나 원주민 공동체에 속하는 정보가 전용될 수 있다.
농민에게 미칠 영향은? 지난 50년 간 많은 국가의 종자 정책은 농민 운동의 강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농민에게는 더욱 엄격해 졌으며 종자 기업에게 더욱 자유로워졌다. 태국에서는 UPOV 1991협약 시행 요구를 반대하는 대규모 행진이 있었고 인도 농민들은 2001년 농민 간 종자 교환을 제한하는 식물품종보호법에 반대해 오랫동안 투쟁해왔다. RCEP 체결을 통해서 농민들은 종자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기업으로부터 종자를 구매하는 것만이 합법적인 것이기 때문에 종자 저장과 교환은 제한되고, 외부 투입재의 의존도는 높아지고, 생산비는 증가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즉 농민이 종자를 소유할 수 있는 권리는 제한되거나 금지된다. RCEP를 반대하는 측에서는 협정 체결 이후 종자의 가격이 현재 가격에서 3배까지 뛸 것이라고 예측한다.
무엇을 해야 하는가? RCEP는 빠르면 2016년 8월 라오스에서 체결될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RCEP가 아시아의 농민과 식량주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려야 한다. 또한 농민 단체, 원주민 단체, 식량주권 활동가들이 다른 부문과 연계할 수 있도록 함께 해야 한다. 이러한 연대는 수십억명의 삶을 위험하게 만드는 무역협정을 멈추기 위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