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무역협정] 흔들리는 범대서양투자무역동반자협정(TTIP)
(출처: DW.com)
5월 6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범대서양투자무역동반자협정(TTIP)의 현재 협정 내용으로는 통과시킬 수 없다고 언급했다. 프랑스 통상장관도 “프랑스가 동의하지 않는다면 협정 체결이 불가능하며 프랑스에 반대하는 측이 거의 없다”라고 말했다. 유럽내의 대중적인 반대와 격렬한 반응으로 협상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특히 유출된 문서에서 미국이 유럽의 환경 기준과 공공의료 보호 수위를 낮추거나 없애도록 요구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임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유럽 전역에서 35만 명이 유럽위원회가 협정을 폐기할 것을 요구하는 탄원서에 서명했다. 유럽연합의 경제 강국인 독일 베를린에서는 작년 10월 25만 명이, 올해 4월에는 2만5천명이 행진에 참가했다. 독일인의 17%만이 TTIP를 긍정적으로 본다. 2년 전 55%에 비하면 급락한 수치이다. 유럽연합 내에서 프랑스와 독일의 위상을 고려한다면 양국의 동의 없이 협정이 통과될 수 없다. 오바마 정부와 유럽위원회는 은밀하게 협상하고 체결하려 했지만 유럽 전역의 대중적인 반대에 부딪혀 실패했다.
미국과 유럽연합 간의 관세는 2차 세계대전 이후로 최저이기 때문에 관세가 아닌 다른 무역 장벽을 철폐하고자 한다. 다시 말해, 유전자조작식물과 자동차 안전 표준과 같은 규제를 목표로 한다. 즉 미국이 유럽연합의 강한 규제를 목표물로 삼았다는 것이다. 유럽연합은 안전과 관련해서 “사전예방 원칙”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상품에 대해 안전하다고 증명된 과학계의 동의가 없다면 유입이 금지된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는 상품이 안전하지 않다고 판명되었을 경우에만 금지된다. 특히 유럽연합은 유전자조작식품이나 성장호르몬을 투여해 키운 소고기와 같은 상품에 대해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 함을 의미한다.
또한 친기업적인 성향을 보이는 사법권외의 특별 재판소를 설립하는 투자자-국가소송제(ISDS)와 같이 논란이 되는 조항에도 반대가 높다. 자국의 의료, 노동, 환경 규제와 주권을 희생하는 대가로 2027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이 0.5% 성장할 것으로 추산한다. 2017년 국내총생산이 100이라면 20207년에는100.5가 된다는 뜻이다.격렬한 논쟁이 있지만 2013년 유럽연합이사회의 권한으로 미국과 유럽위원회가 시작한 협상을 2015년까지 은밀하게 통과시키고자 했다. 그리하여 기업과 상의하고 기업이 협상 문서에 많은 접근권을 가졌지만 대중에게는 전혀 공개되지 않았고 유럽연합의회조차 제한적인 접근권을 가졌다. 더구나 책임을 피하기 위해서 협상 문서는 30년간 대중에게 공개가 금지되어 있다. 협상이 끝나면 유럽연합의회가 협정을 비준해야 하지만 내용은 바꿀 수 없다. 즉, 유럽연합의회는 찬성과 반대의 결정만 내릴 수 있다.
초국적 기업은 양자간 협정이라는 강력한 수단을 이용해 이윤을 추구하면서 환경을 약탈하고, 노동자를 착취하고, 먹거리를 더럽히고, 규제를 완화시킨다.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잠정적으로 언급했듯이 현재 협정 내용으로는 TTIP를 통과시킬 수 없다는 것은 대중의 시위와 함께 맞물려 TTIP를 흔들고 있다. 기업의 영향력이 크고 국가의 주권과 민주주의가 위협에 처해있는 상황에서 민중은 반대의 기치를 높이 들어 TTIP를 영구적으로 좌초시켜야 한다.
송대한(편집국장, ISC) 번역: 황정은(사무국장, IS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