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진보포럼] 백신불평등, 어떻게 오미크론을 만들어냈는가 2: "코로나 대응에 힘 합치자는 EU? 행동은 정반대"
백신의 보편적인 접근이 단계적 일상회복을 향한 출발점이지만 생명을 볼모로 더 높은 수익을 위해 제약사들은 국가 주권을 침해하고 전세계 백신 접근을 제한하는 계약으로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세계 빈곤층 대부분이 백신 접종을 못받고 있는 지금 화이자, 바이오엔텍, 모더나사는 1초에 1000달러 수익 올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결국 그들의 탐욕때문에 오미크론처럼 고전염성 변이 바이러스가 만들어지면서 팬데믹은 지속되고 있다.
지난 12월 9일 국제전략센터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는 백신의 불평등과 불공정을 없애고 팬데믹 해결 방안에 대해 듣고 토론하고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건강정의이니셔티브(Health Justice Initiative)의 공동설립자이자 <탐욕은 언제 범죄가 되는가?>의 저자인 파티마 하산 활동가를 초청해 진보포럼을 진행했다. 대담에 이어 참가자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진보포럼에는 40여 명이 참가했다. 아래는 참가자의 질문과 파티마 하산의 답변을 정리한 내용이다.
[백신불평등, 어떻게 오미크론을 만들어냈는가 1] "오미크론 만든 충격적 상황... 역사의 심판 받을 것"
▲ 12월 진보포럼에 참가한 참가자들과 찍은 단체사진. 포럼에는 약 40여명이 참가했다
*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건강정의이니셔티브(Health Justice Initiative)의 공동설립자이자 <탐욕은 언제 범죄가 되는가?>의 저자인 파티마 하산 활동가와의 대담 이후 나온 질의응답 내용이다.
"여행제한이나 백신접종 인정제도에도 인종 차별이 존재한다"
질문 : "어디서 백신접종을 한지가 중요한가? 최근 바뀌긴 했지만 최근까지 한국 정부는 현재 해외 접종 이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답변 : "현재 세계 각국에서는 이용하는 백신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중요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EU가 일부 백신만 인정하기 시작한 것이다. 백신인증서나 백신여권이라는 제도를 이용해서 백신 접종을 권장하려고 하지만, 특정 백신만 인정하기 때문에 스푸트니크 백신, 쿠바 배신, 사이노백 접종을 인정하지 않아 인증서를 발급받을 수 없어 여행에 제한이 생기기도 한다.
예를 들어, 나는 제네바에서 열린 각료회의에 NGO 대표단의 일원으로 참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스위스 정부는 입국뿐만 아니라 호텔 투숙, 카페, 식당에 들어가는데 특정 백신을 최소 2회이상 접종해야만 백신 접종으로 인정했다. 이처럼 여행 제한이나 백신 접종 인정 제도에서도 백신아파트르헤이트가 연결돼 있다."
질문 : "일부이기는 하지만 백신 접종 거부하는 사람들이 있다. 백신불평등과 백신 거부와의 관계가 있는지?"
답변 : "팬데믹 상황이 급변하고 있고, 이에 따른 정보가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사람들이 어떤 정보를 믿어야 할지 혼란스러워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건강정의이니셔티브 웹사이트에도 사람들이 알아야 하는 정보를 정리해서 게시하고 있다. 정확한 정보를 모아서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백신반대 운동에 있다. 백신반대 운동은 이전에도 있어왔지만 트럼부 정부 시기에 많이 확산됐으며 잘못된 치료법이 유포되기도 했다. 이처럼 특히 극우파에서 백신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거나 백신 접종을 막는 활동이 적극적으로 행해지고 있다.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현재 잘못된 정보가 유포되는 왓츠앱이나 틱톡과 같은 플랫폼을 우리도 잘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질문 : "백신불평등에 대한 의제를 각국에서 실질적인 정책의 변화로 만드는 데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답변 : "EU와 미국 정부가 현재 팬데믹 상황에서 특정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맞서 싸워야 한다. 예를 들어 100여 개국이 지적재산권 면제가 필요하다고 하지만 EU는 자신이 말하는 강제실시권(compulsory license)을 발동하는게 맞다고 한다거나 미국 정부는 전체적인 지적재산권 면제가 아닌 부분 면제권 면제가 맞다고 주장하는 것처럼 말이다.
코로나로 인해 모든 영역의 문제가 조명되고 있고 빠르게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없다. 현재 소수의 몇몇 국가가 정치경제적 권력을 가지고 실제로 필요한 변화를 만들지 못하게 하는 것이 문제다.
특히, 남반구 국가에게는 동맹국이라고 자칭하는 EU, 미국, 유럽과 미국에 본사를 둔 제약사의 CEO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러분들의 국가에 이런 제약사의 투자자가 있다면 현재 이런 상황에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자신의 정부에 지적재산권 면제에 대한 입장을 요구해야 하며 적어도 면제를 막지말아야 한다고 주장해야 한다."
"연대를 중요하게 여기는 EU라고? 무슨 일 있었냐면..."
질문 : "오미크론 변이가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데, 남아공에서 출현했다고 알려져 있다. 남아공에 있는 백신불평등 문제와 오미크론의 발생은 어떠한 관계가 있는가? 그리고 유럽이 백신 불평등을 조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보통은 유럽에 이런 문제에 진보적인 입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보는가?"
답변 : "오미크론 변이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가장 먼저 발생한 것이 아니다. 사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발견되기 전에 유럽에서 이미 돌고 있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보츠와나에서 변이를 처음 보고한 것은 맞지만 보고하기 전에 네덜란드와 독일에서 먼저 돌고 있었다.
우리가 가장 먼저 변이 발생 보고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최첨단 유전체 분석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다. 이 시스템은 과학자들이 수십년간 HIV에 대한 연구를 해왔기 때문에 발전할 수 있었다. 처음 변이를 발견하자마자 WHO에 보고했지만 이후 취해진 조치는 아프리카 남부 국가에 내려진 여행금지였다. 변이 바이러스는 이미 유럽에 전파되고 있었지만 - 예를 들어, 독일에서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사람은 남아프리카와는 전혀 관계가 없었다 - 아프리카에만 여행금지조치가 내려졌다.
이러한 사실을 밝혀진 이후에도 여전히 여행금지 조치는 풀리지 않고 있다. 여행금지 조치에 대해서 덧붙이자면 해외 여행을 할 수 있는 중산층의 여행이 막힌 것이 문제가 아니다. 상당량의 화물이 민간 항공사를 통해서 오고 가는데, 이 화물 중에는 팬데믹 시기에 필요한 시약, 검사 물품 등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 문제다.
EU는 팬데믹 시기에 연대를 중요시 한다고 말은 하지만 실제 행동은 정반대다. 예를 들어, EU는 지적재산권 면제를 막았고, 남아공에 제공될 수 있었던 백신을 자국이 먼저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이 주문해 가져가서 유통기한이 다된 백신은 버리기도 했다.
또한 개발도상국에는 백신 수출 금지를 하지 말 것을 말하면서 백신 공급 제한이 생기자 그들이 먼저 백신 수출 제한 정책을 시행했다. 이처럼 EU의 위선적인 행동에 대한 사례는 계속 들 수 있지만 그중 가장 악질적인 것은 지적재산권 면제를 막기 위해 막대한 노력과 재정을 투여했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남반구 국가들은 역량이 없기 때문에 면제를 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이 없다'고 말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면제를 막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제안한 대안은 제약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바이오엔텍은 독일 공기업으로 화이자사와 공동으로 화이자 백신을 개발했기 때문에 화이자 백신의 지적재산권에 대한 이윤에 민감하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더 예를 들면 올해 5월 프랑스의 마크롱 총리는 남아공 라마포사 대통령을 만난 후 기자회견을 통해서 어떻게 아프리카를 도울 것이며, 백신 공급 문제를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당시 남아프리카공화국 국민들은 백신이 공급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존슨앤존슨이나 화이자사가 부유한 국가에 먼저 백신을 공급하고 나서 말이다.
당시 마크롱 총리는 전세기에 약 2000회 분의 백신을 들고 왔고, 결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내의 프랑스 국민과 대사관 직원에게만 접종하고 돌아갔다. 이것이 EU의 입장과 행동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생각한다."
"쿠바, 백신 기술 전체를 공개... 그러나 쿠바 소식은 전해지지 않는다"
▲ 12월 9일 국제전략센터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가 공동주최한 <12월 진보포럼: 백신 불평등, 어떻게 오미크론을 만들어냈는가>에서 파티마 하산(왼쪽)과 송대한팀장(오른쪽)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질문 : "서구 언론에서는 중국, 러시아, 쿠바의 백신에 대해서 대부분 무시하는 반응을 볼 수 있다. 이런 백신에 대한 입장은 어떠한가?"
답변 : "올해 초로 돌아가 보면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시작됐을 때 중국과 러시아 백신은 중동이나 아프리카 지역에 판매되거나 기부됐다. 각 지역마다 사용한 백신이 다르고, 교차 접종하는 방식도 달랐다.
하지만 중국, 러시아, 쿠바 등의 백신에 대해 암묵적인 편견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남아공의 경우 러시아 백신에 대해 제출된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서 승인을 하지 않았고, 중국의 백신의 경우는 승인을 했다.
중국과 쿠바 백신의 경우 기술 공유에 상당히 적극적이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특히 쿠바의 경우는 백신 개발 기술을 전체를 공개해, 누구나 어디서든 제조해서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리고 쿠바는 접종률도 매우 높고 아동용 백신도 개발해서 가장 먼저 아동 배신 접종도 시작할 예정이지만 쿠바에 대한 소식은 거의 전해지지 않는다."
질문 : "화이자사가 자사의 백신을 접종하면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항체가 25배 늘어나서 오미크론 예방에 큰 효과가 있다고 말하는 기사를 봤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질 수록 예방이 커지는 것일 텐데, 이 시기에 화아지가 이러한 기사를 낸 것에는 이윤을 위한 홍보가 아닐까 생각한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답변 : "며칠 전 화이자사의 CEO가 오미크론 예방을 위해서는 4번의 접종을 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했을 때 화이자사와 모더나사의 CEO가 부스터샷을 언급하자 주가가 급증하기도 했다. 이런 정보 때문에 사람들이 백신 접종에 망설임을 가지게 되는 것도 있다. 제약사의 CEO가 아니라 과학자들이 데이터를 분석해서 부스터샷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게 맞기 때문이다.
최근 남아공에서도 부스터샷의 필요성을 인정해서 부스터 샷을 접종을 시작했고, 이후 독감 주사처럼 매년 맞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렇다면 문제는 다시 공급량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다. 결국 지적재산권 면제를 통해 어디서든 백신 생산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이야기로 돌아올 수 밖에 없다."
질문 : "국제적으로 생명권을 지키기 위해서 백신의 지적재산권 면제를 위해 활동하는 단체가 있다면 알려달라."
답변 : "민중의백신동맹(Peoples Vaccine Alliance)과 국경없는의사회 접근캠페인(MSF Access Campaign)이 있고 지적재산권 면제와 관련해서 많은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제3세계네트워크(Third World Network)가 있다. 지적재산권 전반에 관련해서 진보적인 지식인으로는 사우스센터(South Center)의 카를로스 코레아 박사(Doctor Carlos Correa)가 있다. 건강정의이니셔티브 웹사이트에서도 지적재산권 면제 문제와 관련된 정보를 찾을 수 있다."
질문 : "한국에서도 지적재산권 면제 요구, 백신 특허 반대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운동이 전개가 되고 있다.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성명서를 발표하고, 최근에는 한국 화이자 본사 앞에서 각국 정부와 맺은 부적절한 계약에 대한 항의 시위를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백신특허 반대 운동을 전개하거나 백신 특허 면제를 요구하는 대중운동을 벌이기는 쉽지가 않다. 한국이 특허 보유국이라는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남아공에서 백신특허반대운동을 시민사회단체의 운동말고 풀뿌리 대중운동이 하는 운동이 있는지 알고 싶다."
답변 : "지적재산권 면제를 지지하는 풀뿌리 대중운동이나 국제적으로 아래로부터의 운동을 만들기위해서 시민단체나 노동조합을 통해서 이뤄지고 있다. 예를 들어 남아공에서는 각 지역에서 다양한 시민들이 왜 지적재산권 면제가 중요한지를 이야기하는 영상을 촬영해 공유하는 활동을 한다.
그리고 현재 이런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각국의 국민이 자국 정부가 지적재산권 면제를 지지하도록 압력을 가해 입장을 바꾸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현재 국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모두를 위한 백신을 캠페인에 참가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