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콜드워 성명서] G7 정상회의, 냉전 의제에 또 다시 이용된 히로시마
5월 19일부터 21일까지 일본 히로시마에서는 49차 G7 정상회의가 열렸다.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영국, 그리고 미국의 정상이 중국과 러시아를 최우선 과제로 하는 세계 전략을 논의하고 조정하기 위해 모였다.
이번 회의는 1945년 8월 6일 미국이 핵폭탄을 투하해 약 7만 명(45년 말까지 사망자는 총 14만명으로 증가함)의 목숨을 앗아간 히로시마에서 개최되었다. 이러한 끔찍한 폭력행위는 당시 소련에 경고를 보내기 위해 의도한 것이였으며, 이어 냉전 시기가 시작되었다. 78년이 지난 현재, 미국과 동맹국이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신냉전을 강화하기 위해 히로시마로 돌아온 것은 불안한 역사적 유사성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G7 정상은 그들이 중국의 '경제적 압박'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한 '통일된 대응'을 준비하고, 이를 위한 새로운 '협력 플랫폼'을 발표했다. 이는 바이든 정부가 수년간 중국을 상대로 한 기술전쟁에 동맹국이 지원하도록 압박해온 외교 활동 중 최신 조치이다. 미국은 중국의 첨단 기술 산업을 ‘약화’하기 위해 다양한 무역 및 투자 제한 조치를 취해왔다. 올해는 밥 메넨데스 미국 민주당 상원 외교위원장과 리즈 트러스 영국 전 총리가 '경제판 나토(NATO)'의 구성과 중국에 대한 조직적인 제재를 요구했다.
미국은 지난 60년 동안 쿠바를 봉쇄해온 것을 포함해 다른 나라에 단독으로 경제 제재와 강압적 조치를 가장 많이 시행한 기록이 있는 상황에서 '경제적 압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위선적이다.
한편, G7 정상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필요한만큼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전쟁이 시작한 후 지금까지 370억 달러를 지원해 온 것에 더해 3억 7,500만 달러의 군사 지원을 추가로 약속했고, G7 회원국이 가지고 있는 미국산 F-16 전투기를 우크라이나로 보내는 것을 허용했다.
G7 정상이 이번 회의를 기회로 삼아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해결하고 지속적인 평화를 만들기 위한 어떠한 제안도 하지 않고, 오히려 갈등을 연장하기 위해 군사 지원 약속에 더 무게를 실은 것은 참으로 실망스럽다. G7 국가는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의 정상을 초청해 남반구 국가를 끌어드리려 했지만, 갈등에 대한 개도국의 입장은 정상회의에서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았다. 사실, 대화와 평화적인 전쟁 해결을 강력히 주장하는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냉대받았다.
사실,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은 중국과 또 다른 주요한 권력 갈등을 촉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G7 정상회의를 앞두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군사화를 더욱 촉진하기 위해 나토가 일본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할 계획이라고 널리 보도되었다.
G7 정상은 히로시마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첫 번째 냉전에처 치러야 했던 엄청난 인적 비용을 되새겨야 하며, 현재 갈등을 부추기려는 행위를 포기해야 한다. 지금 세계는 인류를 전쟁과 파괴로 이끄는 분열적인 정치 의제가 아니라, 기후 변화, 빈곤, 기아 및 개발의 긴급한 위기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