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에 뿌리내린 혁명
11월 17일 2015 베네수엘라 연수단은 인천공항을 출발해 이틀만에 베네수엘라에 도착해 12일간 수도 까라까스와 꾸마나시를 방문해 생생한 혁명의 현장을 보고 돌아왔다. 이번 베네수엘라 연수는 차베스 대통령 당선 이후 변화된 정치, 경제, 사회적 변화를 살펴보고 국내에 시사점을 발굴하고 소개하며, 아메리카 첫 개항 도시인 수끄레 주 꾸마나시 500주년을 맞아 열리는 기념행사에 참가하기 위함이었다. 또한 제국주의 언론에 왜곡-허위보도로 공격받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현실을 직접 보고 알리는 연대활동의 일환이기도 했다. 베네수엘라는 1998년 우고 차베스 대통령 당선과 현재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까지 약 20년간 볼리바리안 혁명을 진행 중이며 국내의 자본주의 세력의 경제전쟁과 제국주의 세력의 끊임없는 언론 공격과 위협에도 정부와 민중의 힘으로 혁명을 지키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독립영웅을 만나다
첫 일정으로 네셔널 빤떼온과 마우솔레움을 방문했다. 142명의 독립운동가를 모신 네셔널 빤떼온에는 동상을 세우거나 이름을 새기고 유해를 보관하거나 유해가 없는 경우 고향의 흙을 모셔두는 방식으로 그 역사와 정신을 기리고 있었다. 또한 천장에는 베네수엘라뿐만 아니라 라틴아메리카 국가의 독립을 위해 싸운 시몬 볼리바르의 탄생부터 독립운동, 그리고 죽음까지의 일대기가 그려져있다. 142명의 독립운동가 중에는 시몬 볼리바르가 독립운동을 시작하기 전부터 독립운동의 전략을 세운 프란시스코 미란다,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이자 노예를 해방시킨 호세 그레고리오, 토지개혁을 위해 55년간 전쟁을 이겨낸 사모라와 크리소스토모 팔콘 등이 있다. 이들의 이름은 베네수엘라 사회 사업인 미션의 이름으로 그리고 시내 곳곳의 벽화에서도 만날 수 있었다.
내셔널 빤떼온과 연결되어 있는 마우솔레움은 시몬 볼리바르의 유해를 모셔둔 곳이다. 이전에는 내셔널 빤데온 가장 안쪽에 유해를 모셨지만 2011년에 마우솔레움을 지어 이관했다. 마우솔레움으로 들어서면 중앙에 유해를 모신 관이, 오른쪽에는 시몬 볼리바르가 독립시킨 6개국의 국기가, 왼쪽에는 베네수엘라 국기가 걸려있다. 이 곳은 근위대가 교대하면서 24시간 지키고 있었다.
독립운동의 역사와 독립운동가의 정신을 기리는 곳을 다른 연수 일정에 앞서 둘러보고 나니 베네수엘라는 주권을 지키고 자국만이 아닌 억압받는 다른 국가의 독립을 위해 싸웠던 역사와 정신을 기억하고 후대에게 물려주고자 함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연대와 상호존중에 기반한 관계를 만들어가려는 베네수엘라 오늘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다.
사회주의 계획도시
사회주의 계획도시인 까리비아시(2만 가구)와 우고차베스시(3만 가구)는 주거부터 의료, 교육, 소기업등 공동체에 필요한 요소를 통합적으로 건설한 곳이다. 자연재해로 집을 잃은 가난한 사람들이 우선적으로 이주해 살고 있으며 베네수엘라가 건설하고자 하는 대안사회의 축소판을 볼 수 있다.
두 도시 모두 주민들이 자치적으로 지역의 일을 결정하고 시행할 수 있는 공동체평의회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었다. 주거 미션인 미션 비비엔다로 주택을 건설한 후 사람들이 이주한 이 집은 초기 3년 동안은 무상으로 살 수 있고 3년 이후부터 집값을 분할해서 지불한다. 하지만 이 곳의 집값은 보통 시장에서 거래되는 집 값의 100분의 1 이다. 까리비아에 있는 초등학교, 의류공장, 의료센터를 방문하고 우고차베스시의 공동체평의회 대표와의 만남 그리고 엘시스테마 프로그램으로 음악 교육을 받고 있는 아이들의 공연을 보았다.
까리비아시 초등학교에서는 아침, 점심, 간식이 무상으로 제공되고 공책, 가방, 연필 등 필요한 물품들도 정부에서 지급한다. 학교 뒷편으로 있는 텃밭에서 아이들이 직접 작물을 심고 수확하면 급식 센터에서 직접 요리해준다. 2011년부터 시작된 까리비아시의 의류 공장에서는 정부에서 지급한 미싱과 천으로 지역에서 운영을 맡아 아이들 교복이나 주민들이 필요로하는 의복을 생산한다. 현재 베네수엘라에서는 자본가의 경제전쟁으로 인해 여러가지 물품이 부족한데 그 중 주민들에게 필요한 옷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10명이 일하고 있으며 제작 과정마다 분업이 아닌 모두가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과정을 익힐 수 있다. 무상의료를 받을 수 있는 종합의료센터(CDI)는 24시간 운영하며 응급치료부터 입원실, 수술실, 치과, 실험실, 엑스레이 촬영실, 초음파실, 물리치료실 등이 있다. 현재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의사는 모두 쿠바의사이지만 의료 미션을 통해서 무상으로 의료 공부를 할수 있도록 쿠바 의사가 교육에도 참여하고 있다. 쿠바 의사가 돌아가고 나서 베네수엘라 자체적으로 의료를 책임질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우고차베스시에서 공동체평의회 대표를 만나 지역자치를 위해 구성된 공동체평의회가 어떻게 지역에서 필요한 것을 논의하고 자원 사용에 대한 결정을 하는지 들을 수 있었다. 공동체평의회가 모여 좀 더 큰 지역의 문제를 논의하고 해결하는 꼬뮨을 형성한다. 공동체평의회나 꼬뮨과 같은 지역공동체의 활동은 법으로도 보장하고 있으며 결정은 민주적으로 토론을 통해서 결정한다. 초기에는 혁명에 반대하는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 고의로 공동체평의회의 활동을 방해하고자 참가하기도 했지만 법으로 보장된 교육과 토론과정의 구조로 쉽지 않다고 한다. 우고차베스시의 경우 현재 14개의 공동체평의회로 나눠져 있으며 공동체평의회 마다 2명의 대표가 꼬뮨 구성을 논의하는 회의를 매주 진행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잘 알려진 엘시스테마 음악교육프로그램을 통해 가난한 아이들도 악기를 배울 수 있다. 마침 연수단이 방문한 날 해군부대와 지역의 학교 아이들이 함께 하는 행사에서 우고차베스시 아이들의 공연을 볼 수 있었다. 혁명 이전에는 소외되었던 사람들의 변화된 삶을 직접 볼 수 있는 현장이었다.
경제전쟁, 내부의 힘을 길러 이겨내려 하다
베네수엘라에서 현재 경제전쟁이 매우 심각하다. 제국주의세력과 결탁한 자본가들은 생산수단을 소유하고 생산 능력이 있음에도 생산하지 않거나 제품을 다른 국가로 빼돌리고 있어 물품이 부족하다. 물품 부족으로 일반 시장에서는 투기가 성행하고 그 결과 물가가 천정부지로 올랐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많은 피해를 받고 있는 것은 빈민들이고 많은 사람들이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경제전쟁과 유가 하락으로 어려운 시기임에도 정부는 지금까지 진행해왔던 사회사업을 그대로 진행하고 지역공동체에서도 함께 노력하고 있다.
먹거리에 대한 자급자족을 위한 일환인 까라까스 도심에 위치한 볼리바르 I 도시농업센터에서는 화학투입재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2003년도에 만들어진 도시농업 센터로 0.25헥타르(약 760평)의 규모에서 과일, 채소, 약초를 재배한다. 까라까스에 사는 주민이면 누구나 와서 씨를 받아 심고 수확물을 가져갈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도시농업과 영양에 대해서 교육하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에 매주 워크샵을 진행한다. 또한 씨를 받아 다른 곳에서도 도시 농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나눠주고 학교와 정부 기관에도 텃밭을 가꾸도록 장려하고 있다.
꾸마나시 과라나치지역에서 6개월된 농업사회적기업은 흙의 양분이 다하면 산을 깎아내는 환경파괴적인 방법으로 유까라는 작물만 재배하던 지역에서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고자 하며 가공시설까지 건설하고자 하는 목표를 세웠다. 또한 우고 차베스 전대통령이 자본주의에 대항할 수 있는 대안적인 생산방식으로 사회적기업과 소농을 강조했기 때문에 정부의 투자도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 생산력을 늘리려는 노력뿐만 아니라 민중들에게 적정한 가격으로 식료품을 제공하는 미션도 진행중이다. 뻬데발은 영양부에서 담당해서 시작된 미션으로 메르깔과 비센떼나리오와 함께 3가지 유통미션 중 하나이다. 2002년 자본파업으로 기업이 생산을 중단하자 민중에게 필수품을 보급할 수 없어 정부 관할 식료품점이 필요하다고 보고 이 미션을 시작했다. 이 미션은 현재 진행중인 경제전쟁에서도 식료품을 적정가격에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들어 가장 기본적인 식재료인 식용류와 고기의 뻬데발 가격은 각각 145볼리바르와 200볼리바르이지만 일반 시장에서는 400볼리바르와 800~1000볼리바르로 격차가 매우 크다. 판매되고 있는 식료품의 40% 는 베네수엘라에서 직접 생산한 제품이고 60%는 민간기업(수입기업)에서 구입한다. 꾸마나에는 3개의 뻬데발, 1개의 비센떼나리오, 6개의 메르깔이 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인구가 많은 지역에는 미션의 확장을 정부에 요청했다고 한다.
젊은국가 베네수엘라
베네수엘라는 청년(15~35세)이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젊은 국가이다. 또한 청년들의 활동이 활발하며 혁명의 중요한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 연수단은 꾸마나시에서 활동하는 5개의 청년단체활동가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전국대학생연합은 올해 11월 21일에 공립대학과 사립대학 모두 참여해 구성 되었다. 대학생의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정부에서 학생들을 위해 주었던 자원을 대학 행정이 아닌 독립적인 학생 기구를 통해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직접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또한 다양한 분야에서 학생들이 연대하고 교류하면서 문제 해결을 함께 하고자 한다. 이런 대학생연합은 국내만이 아니라 라틴아메리카학생연합이 있어 매년 각국 학생연합 대표가 만나서 투쟁사안부터 정치문제까지 토론하고 교류한다.
중고등학교단체에는 모든 학생이 정치적 색깔과는 상관없이 교류하고 연대하는 전국중고등학생연합과 볼리바리안 혁명에 기여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활동하는 볼리바리안학생연합이 있다. 볼리바리안학생연합의 경우 제일먼저 대학 입시를 폐지했다. 입시시험이 교육 받을 기회가 적은 저소득층 아이들에게는 차별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또한 저소득층 아이들의 생활비 장학금 마련과 동급생간 교육(잘하는 아이들이 못하는 친구를 서로 가르쳐주는 프로그램)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에코사회주의학생단체는 자본주의로 인해 소비문화가 강한 베네수엘라에서 사람들이 환경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환경의식을 갖도록 활동한다. 전국적으로 지역마다 대표단이 있어서 지구온난화나 오염 등 다양한 환경 문제를 다루면서 교육하고 홍보한다. 우고 차베스 전대통령의 공약집인 조국계획에도 환경에 대한 조항이 있고 헌법에도 환경조항이 있다. 소비문화를 벗어나 환경과 미래를 위해 자연을 보전의 필요성을 알리고 의식을 변화시키는 것이 과제라고 한다. 파리 기후변화당사국회의(COP21)에도 참가하기 위해 환경 관련 동영상을 제작했다.
청년미션 ‘로베르세라’는 청년 미션을 처음 시작한 청년 국회의원의 이름을 땄다. 이 미션은 청년이 사회적활동을 할 수 있도록 성장을 도와주는 미션으로 청년들이 진행중인 사회적기업과 다양한 미션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과 길을 열어준다. 특별히 저소득층이나 가난한 지역에서 청년 취업문제, 한부모 가정의 취업을 지원한다. 가난, 마약 중독, 알콜 중독이 있는 청년들에게 손을 내밀고 함께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대중사업도 하고 있다.
통합사회당 청년부는 현재 2만명이 넘는 학생대표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많은 청년들을 조직하고 간부로 육성하는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년간은 청년들이 혁명을 진행하고 지켜내는 역할을 했다면 다음 단계는 생산과 다양한 산업의 개발과 이러한 산업을 석유에만 의존하지 않고 환경친화적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청년단체 지원기관은 청년 단체가 자립해 지원기관이 더이상 필요없어 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청년단체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며 청년들이 직접 청년 문제 해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어 청소년 임신 문제 해결을 청년 단체와 연결해서 같은 또래의 청년이 서로 도울 수 있도록 한다. 청년과 청소년의 사회적기업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발전시키는 기술평가 지원도 한다.
민중의 힘, 공동체평의회와 꼬뮨
베네수엘라의 혁명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지역공동체이다. 아래로부터의 진정한 민주주의를 건설하기 위해서 공동체평의회를 중심으로 지역공동체 재건하고 공동체평의회가 모인 꼬뮨을 형성해 광범위한 지역 문제까지 직접 지역 주민이 논의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한다. 차베스는 “꼬뮨이 아니면 아무것도 할 없다”라고 말하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했다. 또한 그 과정에서 민중의 주체성이 성장해왔다.
베네수엘라에서 처음 공동체평의회가 만들어진 곳으로 35개의 공동체평의회가 모여 활동하는 브라실사회투쟁공간을 방문해 공동체평의회 대표와 시청 보건부직원들을 만났다. 현재 보건문제에 집중하고 있는 이 지역에서는 특별히 예방 차원에서 당뇨, 고협압, 청소년임신, 오토바이 교통사고, 식중독으로 인한 설사와 구토 등을 해결하려 한다. 그래서 각 공동체평의회 내의 보건위원회가 지역에서 주민들의 건강 상태를 조사하고 지속적으로 교육을 받고 다시 지역으로 돌아가 주민들과 워크샵을 진행한다. 심각한 청소년 임신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 성교육과 함께 피임기구를 배포하는 일도 한다. 또한 공동체평의회 대표는 의료미션인 바리오 아덴뜨로와 연계해 활동하면서 당뇨가 있는 사람들이 운동하고 식단을 바꿀 수 있도록 지역내에서 도와준다. 약이 부족하거나 바리오 아덴뜨로의 의사가 주기적으로 바뀌는 어려운 점이 있지만 공동체평의회 내의 보건위원회는 지역 주민이 맡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의사가 오면 빠르게 분석과 보고를 하고 의사가 빠르게 주민들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미 꼬뮨이 형성되어 농업 부문에 집중하고 있는 넬리스 까예를 방문해 농업미션 현장과 우베체 회원을 만났다. 국내 생산력이 약한 베네수엘라에서 경제전쟁으로 인해 먹거리 또한 투기의 대상이 되었다. 이러한 국면을 타개하고자 농업미션을 통해 식량주권의 중요성을 교육하고 또한 생산성을 늘려 부족한 먹거리를 연대가격이라고 불리는 적정가격으로 민중에게 제공하고 있었다. 또한 집에서 쉽게 기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거나 묘목을 길러 나누어 주면서 농산물 생산에 기여하고자 한다. 또한 통합사회당의 지역선거조직인 우베체의 활동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선거운동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치사업을 통해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우베체는 동원, 선전부터 사상 교육까지 10명의 책임자 조직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베체의 구호는 “Lucha(투쟁)- Unidad(단결) - Batalla(투쟁) - Victoria(승리)”라고 한다. 선거시에는 뚜렷한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며 활발하게 활동하지만 선거가 없는 시기에는 지역의 문제점과 개선할 사항들을 위해 공동체평의회와 함께 노력한다. 우베체 활동가는 지난 18년동안 혁명으로 쟁취한 것들을 민중들에게 알리는 중요한 역할도 하고 있다.
꾸마나시 500주년 탄생
꾸마나시는 스페인 정복자에 의해서 1515년 11월 27일에 세워져 올해 도시탄생 5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은 공군 창립 95주년이면서 1992년 차베스가 주도한 쿠데타 23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참가해 “오늘 우리는 5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이 500년의 역사는 민중 투쟁의 역사입니다. 우리는 외세의 약탈에 맞서 싸운 민중의 희생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제국주의 세력은 우리가 이러한 역사를 잊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오늘 여기서 500년간의 저항의 역사를, 고통과 불의를 극복하고 오늘 이 자리에 섰음을 기념합시다”라며 행사의 의미를 강조했다.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서 “역사에서 가장 참혹한 학살을 자행한 콜롬버스의 이름을 계속 기려서는 안됩니다”라며 콜롬버스 이름을 딴 콜롬버스로(Avenida Cristobal Colon)를 꾸마나 지역 원주민의 이름을 따서 마라구에이(Avenida Maraguey)로 바꾸었고 유럽 식민지에 대항해 함께 싸우고 혁명을 함께 하고 있는 원주민에게도 감사를 표했다. 공군 창립 95주년을 기념해 공군력을 민중에서 선보였으며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군력은 주권을 지키기 위함이며 군인들에게는 민중과 혁명을 수호하는 역할을 해주길 요청했다.
500주년 행사에서 1,500명의 아이들이 보여준 역사극은 아주 인상적었다. 원주민 시대부터 유럽의 침략과 식민지 지배, 그에 대항한 민중들과 독립영웅인 시몬 볼르바르와 안토니오 수끄레의 독립운동, 신자유주의 유입으로 인한 민중의 어려운 삶과 우고차베스의 선거혁명을 통한 베네수엘라의 변화, 그리고 현재의 베네수엘라의 모습까지 아이들이 연극으로 보여주었다. 이는 아이들에게는 역사 교육의 현장이었으며 역사를 바로잡는 현장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볼리바리안 혁명은 계속된다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시작된 볼리바리안 혁명이 시작된지 이제 20년이 되어간다. 20년동안 민중의 손에 권력을 이양하는 과정과 함께 주권을 지키고,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과정도 계속되어 왔다. 하지만 기득권을 계속 유지하고자 하는 자본가와 제국주의 세력의 공격도 계속되어 왔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민중에게 혁명은 빈 구호가 아니다. 민중의 삶을 실제로 변화시켰고, 변화를 경험했기 때문에 민중은 혁명을 지키고자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다. 이는 우리가 만난 사람들의 말에서, 표정에서, 그리고 행동에서 보고 느낄 수 있었다.
넬리스까예 꼬뮨에서 만난 한 주민에게 혁명 전과 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물었다.
“제 경우 학교를 다니지 못했는데 혁명을 통해 교육 미션으로 대학까지 졸업했어요. 제일 큰 변화는 집이 생기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학교도 못다닌 제가 대학까지 나와서 지금은 사회복지 업무를 하고 있어요. 도움을 받던 사람이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어요. 내가 채워지는 것 같아 좋아요. 혁명이 아니었다면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못되었을 텐데 지금은 사람을 도울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이렇듯 베네수엘라의 혁명은 민중의 삶에서 구체적이다. 연수단이 만났던 베네수엘라 민중은 이런 변화가 가능한 혁명은 계속되어야 하며 그 역할을 정부만이 아닌 민중 스스로도 할 것임을 말하고 있었다. 정부는 민중에게 힘을 넘겨주고 민중은 그 힘을 개인의 이익이 아닌 모두를 위해 쓸 수 있는 사회. 국제전략센터는 베네수엘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혁명이 베네수엘라에서 멈추지 않고 파도를 타고 세계 곳곳으로 퍼질 수 있도록 연대를 통해 함께 하고자 한다.
황정은(사무국장, IS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