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번역] 민중의 힘: 2017년, 저항과 희망 – 12개의 세계 투쟁사례
글: TNI [1]
번역: 지민경, 예선희, 홍정희, 박지웅(번역팀, ISC)
황정은(사무국장, ISC), 심태은(The 숲 한글판 편집장, ISC)
* 본 기사는 TNI의 “PEOPLE POWER – 12 struggles of resistance and hope in 2017” (http://2017movements.tni.org)를 번역한 글입니다.
2017년에도 언론에서는 끊임 없이 우울한 소식이 넘쳐났다. 하지만 그러한 헤드라인 이면에서는 사회 운동이 확대되고, 감동적인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우리가 2018년에도 투쟁하는 데에 힘이 되어 줄 12개의 투쟁사례를 소개한다.
1. 엘살바도르, 금속 채굴 전면 금지
(출처: MOVIAC)
중앙아메리카의 소국 엘살바도르는 초국적 광산 기업을 상대로 한 투쟁에서 승리해 세계 최초로 금속 채굴을 금지한 국가가 되었다. 2004년부터 렘파 [2]강 유역을 보호하기 위해 모인 다수의 농민 공동체가 이 투쟁을 이끌었다. 일부 활동가의 암살을 포함한 엄청난 탄압에 맞서 전국 연합 조직을 세우고, 국제 동맹을 형성해 캐나다 기업인 오세아나골드 [3]에 맞서 싸웠고 2017년 3월 드디어 금속 채굴의 전면금지를 이끌어냈다. (관련 영문 기사 보기)
2. 학생들의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 동참이 드러낸 성폭력의 민낯
(출처: lasentinel.net)
할리우드 거물 하비 웨인스타인의 상습적인 성추행이 폭로되면서, 사회에 만연한 성희롱을 폭로하고 더 많은 여성이 공개적으로 성폭행 피해 사실을 고발할 것을 촉구하는 차원에서 미투(#MeToo)라는 해시태그를 단 트위터 메시지가 85 개국에서 170 만 건이 공유되었다. 전 세계 여성 단체가 수십 년 동안 벌인 끊임없는 캠페인이 평등을 위한 투쟁의 분수령이 될 ‘미투’ 운동으로 이어진 것이다. (관련 영문 기사 보기)
3. 프랑스, 다국적기업의 책임 관련 신규 법안 통과
(출처: Brian Sokol / ActionAid)
4년간 기업의 반대에 맞서 대중 캠페인을 진행한 결과, 프랑스에서 자회사, 하청업체, 공급업체가 자행한 인권침해에 대한 모회사의 책임을 인정하는 신규 법안이 통과되었다. 이는 초국적기업(TNC [4])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공동체를 위한 정의 실현을 어렵게 만들었던 TNC의 법적 복잡성 문제를 해결, TNC의 책임 회피에 대항한 투쟁에서 진일보한 성과를 만들어 낸 것이다. 또한 이 법의 제정으로 현재 유럽연합(UN)이 진행중인 TNC에 대한 법적 구속력이 있는 국제 조약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에 힘이 실리게 되었다. (관련 영문기사 보기)
4. 콜롬비아, 민영화 저지
(출처: Sintraem Cali)
콜롬비아 칼리시(市) 공공부문 노조는 시영 통신사를 민영화시키려는 시의 계획을 폭로하고, 이를 저지했다. 칼리시 공공노조는 시가 고용한 라자드 [5]에 대한 TNI의 연구를 이용해 민영화 저지 계획을 수립했다. 그리고 우루과이 공기업과 함께 공공 파트너십을 만드는 것을 도와 공공부문의 개혁을 촉진하고자 했다. 칼리시에서 노동자가 시영 서비스를 (민영화로부터) 지켜낸 것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835개 이상의 지자체에서 기존에 민영화 되었던 공공 서비스를 다시 공영화하는 흐름의 일부분이다. (관련 영문기사 보기)
5. 반(反) 트럼프 투쟁으로 쟁취한 11개의 대승
(출처: @NeilCummings)
취임 첫 날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전례 없는 대중의 저항에 직면했다. 취임 첫 주에는 이슬람권의 6 개국 출신 무슬림에 대한 전면적인 입국 금지 조치로 미국 전역 주요 국제공항 20 여 곳에서 자발적인 시위가 일어났으며, 그 후 법원이 여러 차례 이 행정명령에 제동을 걸어 현재는 일시적으로만 시행되고 있을 뿐이다. 트럼프 정권이 내세운 백인우월주의, 친기업주의, 군국주의에 맞선 대중운동에 엄청난 참여와 지지가 잇따르고 있다. (관련 영문 기사 보기)
6. 브라질의 사상 최대 규모 총파업
(출처: Partido dos Trabalhadores)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장악했고 지지도가 매우 낮은 테메르 정부가 추진한 노동법과 연금법 개혁에 반대해 브라질의 대규모 노조와 대중운동 세력이 조직한 3,500만명의 브라질 민중이 거리 시위를 벌였다. 이번 총파업의 영향으로 브라질 대도시인 상파울로, 리우디자네이로, 포르토 알레그레와 브라질리아가 마비 되었고, 테메르 정권에 대한 반대가 점점 증가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관련 영문 기사 보기)
7. 감비아, 독재정권 타도
(출처: Jason Florio/IRIN)
22년 간 감비아를 철권 통치 해 온 군사 독재자 야히아 자메 대통령이 2016년 대선에서 패배, 권좌에서 내려오게 되었다. 자메 대통령은 정권을 영구히 유지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감비아의 젊은 세대가 대거 대선 과정에 참여했고, 소셜 미디어를 활용해 자메 대통령의 상대 후보인 아다마 배로우의 선거운동을 벌였다. 자메 대통령은 선거 결과 무효화를 시도했으나, 노조, 전문직 협회 등의 강력한 반발과 국외로부터의 압력 등으로 인해 권력을 넘겨줄 수밖에 없었다. (관련 영문 기사 보기)
8. 인도의 농민시위
(출처: Vikas Choudhary/CSE)
지난 11월, 반동적인 모디 정부에 대항하여 전례 없는 강한 연대를 보여주기 위해, 180개가 넘는 인도 농민 단체를 대표하여 20개 주에서 수 만 명의 농민과 농촌 노동자가 델리에 모였다. 생산비 증가, 극심한 가뭄, 소득 저하에 직면한 농민은 부채 탕감, 농산물 가격 보장과 효율적인 농작물 재해보험 [6] 체계 수립을 정부에 요구했다. 이러한 주요 요구사안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농민단체의 연합전선은 2018과 2019년에 전국적인 시위를 통해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관련 영문 기사 보기)
9. 인도네시아 대법원, 수돗물 재공영화 판결
(출처: TNI)
자카르타 주민 연합이 오랜 기간 캠페인을 벌여온 덕에 지난 10월 인도네시아 대법원이 수도 민영화가 인권에 위배되는 조치라고 판결함과 동시에 시영 수자원기업 PAM 자야와 두 개의 민간기업 간의 계약이 무효임을 선언했다. 대법원은 민간기업이 상수도 사업을 위탁 운영하는 것을 금지시켰고, 상수도의 사유화가 가난한 서민층의 식수 접근성을 제한한다는 점에 동의했다. 이로써 자카르타는 지난 몇 년 사이에 상하수도를 재공영화 한 세계 235개 도시 중 하나가 되었다. (관련 영문 기사 보기)
10. 잠비아 농민, 베단타 상대 소송에서 승리
(출처: foilvedanta.org)
잠비아 농민이 영국의 자원개발 대기업인 베단타 [7]의 항소심에서 승리, 영국 내에서 소송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이들은 생활 파괴와 질병을 초래한 베덴타의 자회사 콘콜라 카퍼 마인스 [8]에 카푸에 강의 심각한 오염을 정화할 것과 오염으로 인한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 판결은 다국적기업이 자회사의 행동에 대해 법적인 책임을 지도록 하는 중요한 선례이다. (관련 영문 기사 보기)
11. 호주 국민의 약 2/3 동성결혼 합법화 찬성
(출처: Paris Buttfield-Addison)
국민 여론조사에 참여한 호주 국민이 동성 커플을 포함하여 결혼의 개념을 확장하도록 법을 바꾸는 것에 대해 압도적으로 높은 찬성표를 던졌다. 이후에 남은 절차에 따라 호주 의회는 거의 만장일치로 법안을 통과시켰고, 이로써 호주는 동성결혼을 법제화한 25번째 나라가 되었다. 20년 전에는 법제화한 국가가 단 한 곳도 없었던 것에 비하면 상전벽해이다. (관련 영문 기사 보기)
12. 과테말라, 제도화된 부패에 저항
(출처: WNV/Jeff Abbott)
2015년부터 시작된 일련의 대규모 반부패 시위는 과테말라를 뒤흔들었다. 이 시위는 지난 9월 지미 모랄레스 대통령이 콜롬비아 출신의 유엔 산하 과테말라 반면책 국제위원회(CICIG) 조사위원을 추방하면서 정점에 달했다. 원주민 공동체가 이 시위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으며, 이들은 현재 원주민의 자치권을 확대하는 헌법을 통과시킬 것을 놓고 의회를 상대로 투쟁하고 있다. (관련 영문 기사 보기)
No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