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판 나토로 향하는 3국 미사일 방어 체계
글: 제프리 와그너 & 송대한
번역: 황정은
한국, 미국, 일본은 "12월 말까지" 미사일 경고 체계를 완전히 가동할 것이다. 하지만 ‘캠프 데이비드 정신’이라는 공동성명서에서 합의한 한미일 3국의 ‘나토화’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응 수단이라고 정당화하지만 중국과의 역내 긴장을 고조시킨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스럽다.
8월 18일 한미일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3국 협력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었다고 밝혔다. 서방 언론 역시 이 회담 결과를 "역사적"이고 "전례 없는" 것으로 보도했다. 공동성명에 역내 위협으로 명시된 중국은 미국이 "아시아판 미니 나토"를 창설했다며 비난했다. 이에 대해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3국 동맹이 "새로운 것이 아니"며 "태평양의 새로운 나토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일축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역내 가장 강력한 동맹국과의 회담은 중국을 위협하고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나토 수준의 군사 협력(공동의 위협, 상호 운용성, 안보 협력)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다.
'집단적 이익과 안보'
미국은 한국, 일본과 수십 년간 샌프란시스코 체제하에서 양자간 협정을 맺어 왔지만, 8.18 캠프 데이비드 회담으로 3국간의 협력을 제도화했다. 그리하여 3국 관계의 범위와 성격이 허브 앤 스포크 방식(중심축이라는 허브는 미국을 뜻하며 바큇살이라는 스포크는 동맹국을 뜻한다)의 양자간 동맹에서 금융, 통상, 산업, 외교, 국방 분야를 망라하는 3국 연례 정상회담 과 합동 군사 훈련으로 변화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Victor Cha)는 "3국 관계의 전례 없는 제도화는… 동맹 관계를 상당히 새로운 것으로 바꾼다”고 말한다. 이는 1950년대 일본을 중심으로 처음 만들어진 나토 수준의 동맹을 추구했던 미국에게 역사적인 돌파구였다. 그러나 일본의 식민주의에 대한 해결되지 않은 문제(미국이 일본의 전쟁 범죄와 식민주의를 청산하는 것보다 자국의 안보 이익을 우선시하기로 결정해서 발생함)와 안보 이익에서 한국과 일본 간의 차이로 미국은 자국이 세우고 지원한 정부와 양자간 협정을 맺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포린 폴리시에서 언급했듯이, 미국은 "태평양에서 군사적 우위가 있기 때문에 집단 안보 협정을 맺을 필요가 없었다." 오늘날, 미국은 "해상에서 압도적인 군사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미국과 동맹국이 냉전 시기 나토가 유럽에서 직면했던 것과 유사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
올해 보수적이고 친미 성향의 윤석열 정권은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해 일본 기업이 배상하라는 대법원의 판결을 무시하고 일본과 관계 정상화를 결정했다. 이 결정으로 미국이 지난 70년 동안 추진해온 3국 동맹의 길이 열렸다. 캠프 데이비드 정신이 본격적인 아시아판 미니 나토는 아직 아니지만, 역내에서 미국의 가장 가까운 두 동맹이 군사적으로 협력하는 것은 이를 향한 일보 전진과 다름없다. 이 공동성명은 상호 자기 방어에 기반을 둔 나토 수준의 3국 연합의 씨앗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더 구체적으로, 공동성명에서 "우리 공동의 이익과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적 도전, 도발, 그리고 위협에 대한" 대응을 위해 조율하고 협의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바이든의 아시아 전략 설계자인 커트 M. 캠벨이 말했듯이, 캠프 데이비드 정신의 “근본적이고 기초적인 이해”는 "한 국가의 안보에 대한 도전은 모두의 안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통합 억제'
역내에서 미국의 패권을 강화하고 확대하는 나토의 강점은 회원국 간의 상호운용성(다시 말해서 "전술적, 작전적, 전략적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능력) 증대로 만들어지는 시너지이다. 이 모든 것은 3국 안보협력협정으로 구축되고 추진된다.
이 협정은 중국에 대한 "통합 억제"를 위해 3국간 상호운용성의 기반을 마련한다. 이 통합 억제는 미국이 중국을 봉쇄하는 것에 있어 핵심이다. 예를 들어 2022년 8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하는 것처럼 미국이 도발하는 동시에 중국의 대응 선택지는 제한한다.
통합 억제의 핵심 요소는 공통의 작전을 통해 군사적으로 협력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당사국은 각 국의 결정을 알리며 동일한 작전을 공유한다. 윤석열 정부가 최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정상화한 것은 이를 위한 기초를 마련한 것이다. 2014년 3자 정보 공유 협정에 따라, 한국과 일본은 미국을 통해 정보를 공유했으며 공유하는 정보는 북한의 위협에 대한 것에 국한했다. 이후 2016년에 GSOMIA를 처음 체결하고, 문재인 정권하에서는 2019년에 협정 종료를 결정했지만, 최근 윤석열 정부는 GSOMIA를 정상화했다. 한일간에는 "중국과 러시아로부터의 위협"을 포함해 포괄적인 정보를 공유한다는 것이다. 8월 29일, 한국, 미국, 일본은 "가상의 탄도미사일 표적에 대한 탐지, 추적, 정보를 공유"하는 합동미사일방어훈련을 진행했다. 이 체계는 2023년 12월 말까지 완전히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표면적으로는 북한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에 대한 대응이라고 하지만 GSOMIA의 범위를 고려하면 중국에도 적용될 수 있다.
적에게 총알 한발 쏘지 않고도 승패를 결정할 수 있는 ‘확장 억제’로 역내 패권을 유지할 수 있었던 시기에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는 중국의 반접근 지역거부(Anti-Access Area Denial) 역량을 무력화시켜 역내 힘을 보여준다. 게다가 미국의 첫 번째 공격에 대한 중국의 대응 능력을 무력화시킬 수도 있다.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의 '확장 억제'와 중국의 경제적 부상을 방어하는 중국의 '확장 억제'는 양국이 군사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경쟁하게 만든다. 사실상 미국의 행동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련의 행동과 대응을 촉발하는 것이다.
바이든 정부의 내각은 캠프 데이비드 선언을 역사적이고 전례없으며, 한미일 군사 협력의 질적인 도약으로 극찬한다. 하지만 아시아판 미니 나토라고 규정하는 것에는 반대한다. 캠픋 데이비드 선언이 아직 나토의 지위까지는 아니지만, 그 목표를 향해 분명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또한 북한, 중국, 러시아가 독자적인 협력을 강화하도록 해 사실상 반대 진영을 공고히 한다. 결국 ‘확장 억제’을 구축하기 위한 경쟁은 전쟁의 시작이다. 전쟁을 멈추려면 군사적 태세와 긴장 고조가 아닌 외교적 해결과 모든 국가의 안보 문제에 대한 존중으로 전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