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번역] 코로나 쇼크 스케치북
<코로나 쇼크: 바이러스와 세계>를 위해, 우리는 전 세계 예술가와 활동가를 모아 코로나19로 인한 격리 기간의 단상을 표현한 코로나 쇼크 스케치북을 제작했다. 격리 중에도 노동 유연화와 분절화로 노동을 가능하게 만드는 특징을 지닌 신자유주의 하의 비인간화를 우리 인간이 겪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거리와 공공장소 또한 비인간화되어 인간다운 삶뿐만 아니라 경제적 삶도 사라졌다. 인도 델리 이주민의 엑소더스를 비롯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여성 불안정 노동자(Precarious Worker)가 겪는 고통을 보며 ‘필수 서비스란 무엇이며, 그러한 필수 서비스를 유지하는 노동자는 누구인가?’하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또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텅 빈 마요 광장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판자촌 퇴거, 미국 뉴욕의 화재 대피용 비상구에 걸린 현수막에서 브라질 상파울루의 냄비 시위대(panelaços)에 이르는 모습을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중에도 대중적 저항을 만들어낼 수 있는 요인은 무엇인가?’를 질문한다. 쿠바 의료진과 중국 민중을 그린 그림은 지금과 같은 시기에 인간과 국가 주도의 연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트라이컨티넨탈이 제작한 스케치북은 코로나 시기의 풍경을 보여줌과 동시에 어떻게 하면 우리가 텅 빈 거리와 공공장소를 다시 가득 채우는 동시에 인간화할 수 있을지를 질문하고, 코로나바이러스 이후의 삶은 과연 어떻게 될지를 상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