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번역] 도씨에 No. 28: 코로나 쇼크: 바이러스와 세계

<코로나 쇼크: 바이러스와 세계>를 위해, 우리는 전 세계 예술가와 활동가를 모아 코로나19로 인한 격리 기간의 단상을 표현한 코로나 쇼크 스케치북을 제작했다. 격리 중에도 노동 유연화와 분절화로 노동을 가능하게 만드는 특징을 지닌 신자유주의 하의 비인간화를 우리 인간이 겪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거리와 공공장소 또한 비인간화되어 인간다운 삶뿐만 아니라 경제적 삶도 사라졌다. 인도 델리 이주민의 엑소더스를 비롯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여성 불안정 노동자(Precarious Worker)가 겪는 고통을 보며 ‘필수 서비스란 무엇이며, 그러한 필수 서비스를 유지하는 노동자는 누구인가?’하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또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텅 빈 마요 광장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판자촌 퇴거, 미국 뉴욕의 화재 대피용 비상구에 걸린 현수막에서 브라질 상파울루의 냄비 시위대(panelaços)에 이르는 모습을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중에도 대중적 저항을 만들어낼 수 있는 요인은 무엇인가?’를 질문한다. 쿠바 의료진과 중국 민중을 그린 그림은 지금과 같은 시기에 인간과 국가 주도의 연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트라이컨티넨탈이 제작한 스케치북은 코로나 시기의 풍경을 보여줌과 동시에 어떻게 하면 우리가 텅 빈 거리와 공공장소를 다시 가득 채우는 동시에 인간화할 수 있을지를 질문하고, 코로나바이러스 이후의 삶은 과연 어떻게 될지를 상상하게 한다.

‘집’, 인도의 이주 노동자에게는 머나먼 꿈 인도 델리 비카스 따쿠르 / 트라이컨티넨탈 사회연구소인도에서는 정부의 봉쇄령 발표 이후 수많은 이주 노동자가 전국적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에도 이미 1온스(약 28g)의 식량을 조달하기 위해 매일 힘겹게 살아야 했다. 그리고 코로나19가 덮쳤다.

‘집’, 인도의 이주 노동자에게는 머나먼 꿈
인도 델리
비카스 따쿠르 / 트라이컨티넨탈 사회연구소

인도에서는 정부의 봉쇄령 발표 이후 수많은 이주 노동자가 전국적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에도 이미 1온스(약 28g)의 식량을 조달하기 위해 매일 힘겹게 살아야 했다. 그리고 코로나19가 덮쳤다.

2019년 12월부터 중국 우한 의료진은 전염성 폐렴을 앓고 있는 환자를 보기 시작했다. 이러한 환자에 대한 조사가 12월 말에 시작되었고, 중국 보건당국은 대중에 경고를 내리는 것과 동시에 세계보건기구(WHO)에 이에 대한 내용을 통지했다. 중국 보건당국은 1월 7일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분리했고, 1월 12일에는 진단 키트 개발을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공유했다. 중국 정부, 공산당, 대중은 감염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다. 미스터리에 싸인 이 병원균은 코로나바이러스의 형태를 띠고 있었기 때문에 SARS-CoV-2라고 공식 명명되었다. 그러나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와는 달리 코로나바이러스는 코와 목(전염성이 가장 높은 곳)과 폐(숙주에게 가장 치명적이나 즉각적으로 증상이 발현되지 않는 곳) 모두에서 생존할 수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전 세계적 거의 모든 국가로 빠르게 퍼졌고, 각국이 취한 봉쇄와 격리 조치는 사람들의 사회적, 경제적 삶에 지속적으로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많은 국가에서 바이러스의 확산이 진정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코로나바이러스의 재활성화와 수천 종의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의 출현을 예상해야 한다. 이러한 글로벌 팬데믹은 1832년 콜레라와 1918년 독감과 마찬가지로 주기적으로 되풀이될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증가하고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으면서 각국은 다양한 형태와 기간의 봉쇄정책을 시행했다. 격리와 고립 명령의 결과, 경제활동이 거의 정지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2,500만 개의 일자리가 코로나 쇼크로 사라질 것이며, 연말까지 노동자 수입이 3조 4,000억 달러 정도 감소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기업이 코로나 쇼크를 명분으로 사업 구조조정에 나서 직원을 줄이는 ‘효율화’를 추구하면 상황은 이보다 더 악화할 수 있다. 장기적인 실업과 일자리 부족 및 원유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전 세계 경제성장률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제시하는 바와 같이 1%대로 떨어질 것이다. 그러나 이 수치도 중국의 경제성장률에 기반한 것이다. (중국 내에서 코로나19가 통제되는 것으로 보이면서 이전보다는 낮지만 경제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항셍에서 미국 월스트리트에 이르는 주식시장은 부풀려진 가치가 꺼져 막대한 손실을 겪고 있다.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는 막대한 양의 긴급 자금을 조달했다. 유엔 중앙긴급구호기금이 1,500만 달러, 세계은행이 130억 달러, IMF가 1조 달러, 그리고 각국 중앙은행의 금융기관과 기업 대출용 신규 기구 창설 등을 통해 이러한 자금을 모았다. 미국 의회는 2조 2,00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긴급 자금으로 투입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이 중 상당 부분은 기업을 지원하는 용도였다. 이를 보면 2008~2009년 금융위기를 불러왔던 원인 중 하나였던 금융 시장 내 유동성 부족이 [경기둔화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 분명했다. 오히려, 문제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불확실성, 유가 급락, 실업과 일자리 부족 장기화가 연쇄적으로 일어난 데 있다. 조성된 자금은 코로나 쇼크를 해결하는 데 쓰여야 하지만, 어떻게 사용할지야 말로 풀어야 할 숙제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금을 은행과 대기업에 줘 버리는 습관이 있다. 그러나 수입과 일자리 제공을 포함해 일반 대중의 삶에 구원을 제공하고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장기적 해결책을 제공하는 등, 우리가 겪는 어려움의 해결이라는 중요한 목적을 위해 자금을 지원받은 은행이나 기업이 이 돈을 사용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그렇기에 트라이컨티넨탈: 사회연구소와 세계민중총회(International Assembly of the Peoples, AIP)는 세계 민중의 관점에서 코로나 쇼크에 대응하기 위한 16개 항목으로 구성된 요구를 공동 작성했고, 이를 2부에 재인용했다.

<코로나 쇼크: 바이러스와 세계>는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현재의 위기를 불러온 구조적 요인을 설명한다. 2부는 트라이컨티넨탈: 사회연구소와 AIP가 공동 작성한 16대 요구안에 관해 다루고 있다. 이 요구안에는 보편적 기본소득이 포함되는데, 많은 토론을 해야 하는 복잡한 개념이다. 3부에서는 보편적 기본소득이라는 개념을 간단히 소개하고, 이에 대한 비판 지점과 우리가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두 번 다시는 안된다 쿠바 아바나 칼리아 베네레오 / 도미니오 쿠바‘인간의 건강권을 빼앗는 신자유주의는 #두번다시는안된다’ (포스터 문구) 이 포스터는 연대를 통해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해 파견된 쿠바 의사를 보여준다. 프랑스 내 여러 단체의 집회와 전 세계에서 인간의 건강권을 박탈하는 신자유주의 정책이 없는 미래를 추구하는 소셜미디어 캠페인을 벌이는 유명인사를 지지하기 위해 도미니오 쿠바라는 단체가 제작했다.

두 번 다시는 안된다
쿠바 아바나
칼리아 베네레오 / 도미니오 쿠바

‘인간의 건강권을 빼앗는 신자유주의는 #두번다시는안된다’ (포스터 문구) 이 포스터는 연대를 통해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해 파견된 쿠바 의사를 보여준다. 프랑스 내 여러 단체의 집회와 전 세계에서 인간의 건강권을 박탈하는 신자유주의 정책이 없는 미래를 추구하는 소셜미디어 캠페인을 벌이는 유명인사를 지지하기 위해 도미니오 쿠바라는 단체가 제작했다.

1부. 긴축 바이러스

전 세계적인 팬데믹은 신자유주의 단계에서 나타나는 자본주의의 파괴적 경향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경제 활동이 둔화하고 주식 시장이 요동치는 지금의 시국은 신자유주의 자본주의자 지도자와 다자기구를 케인스주의로 선회하게 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엠마누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세계은행과 IMF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각기 자국의 중앙은행과 재무부의 창문을 열어 민간 부문에 자금을 쏟아부었다(그리고 정부 주도 정책을 확대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등과 같은 급진적인 우파 지도자는 시국을 틈타 외국인 혐오를 비롯해 그 전부터 자행된 저속한 정책을 더욱 강력히 추진했다. 이들에게는 사전에 수많은 경고가 있었음에도 팬데믹 해결에 실패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보다 중국을 비난하는 것이 훨씬 쉬웠다. 이들 북대서양 국가 지도자와 이들이 통제하는 여러 기관은 이번 위기의 조건을 형성했고, 그 결과 전 세계 민중, 특히 남반구의 민중은 지속불가능한 사회적 조건에 직면하게 되었다. 그들은 지금의 위기를 팬데믹으로 모두 설명할 수 있는 여러 상황이 만나서 발생한 것에 불과한 것처럼 취급하고 있다. 뉴스 헤드라인에서 ‘코로나바이러스로 위기 발생’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코로나바이러스는 비슷한 유형의 다른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인간이 숲을 점점 더 깊이 침식하는 것과 인간 문명(농업 및 도시)과 야생 간의 균형 등과 같은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한다. 역사학자 미구엘 팅커 살라스와 빅토르 실버맨이 멕시코 유력 일간지 라호르나다에 기고한 바와 같이, 코로나 바이러스는 자연의 산물이지만 지금의 위기는 신자유주의의 산물이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그리고 1991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후에는 가장 강력하게) 신자유주의 세계화 프로젝트는 공공 기관에 대한 지출 삭감을 비롯해 사회적 정책을 긴축 대상으로 삼는 등 점점 경악할 수준의 비인간화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비인간화는 여러 위기의 주기 속에서 불안정 일자리 대란, 수요 창출을 위해 소득이 억제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지속 불가능한 신용대출, 산업자본에서 금융자본으로의 변모 등의 요인으로 종종 동요했다. 이들 위기는 자본주의에 도전하는 대중 투쟁이 증가하면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신자유주의 단계에 이른 자본의 비인간화 논리에서 비롯했다. 그리고 질병보다도 훨씬 나쁜 처방전을 통해 해결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출현과 그로 인한 위기는 자본주의 문명의 쇠퇴를 보여준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통제된 이후의 세계는 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쇠약해진 신자유주의 국가는 신파시스트 정책을 선호하는 국가 구조나 이윤보다 사람을 우선하는 공공기관과 공공정책을 건설하는 국가 구조, 둘 중 하나를 통해 보강될 수 있다. 이는 어마어마하게 강력한 선택이다. 신자유주의 블록에서는 코로나 쇼크 기간 사회적인 성격의 정책이 긴급구호를 명목으로 시행되면 이를 되돌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불안해한다. 따라서 당면한 위기가 종식되어도 이 기간에 쟁취한 성과를 계속 유지하려면 관성 이상의 힘이 필요할 것이다.

물러가라 보우소나루! 브라질 상파울루 잉그리드 네베스 / 트라이컨티넨탈 사회연구소‘물러가라 보우소나루,’ ‘물러가라 파시스트,’ ‘그(보우소나루)는 아니다’라는 구호는 브라질에서 격리 기간 동안 벌어진 냄비시위(냄비나 프라이팬 등을 두들기며 벌이는 시위)에서 울려 퍼진 구호이다. 격리도 대규모 도심지에서 보우소나루 정부에 반대해 단결한 사람들의 목소리, 냄비 소리 등을 막지는 못했다.

물러가라 보우소나루!
브라질 상파울루
잉그리드 네베스 / 트라이컨티넨탈 사회연구소

‘물러가라 보우소나루,’ ‘물러가라 파시스트,’ ‘그(보우소나루)는 아니다’라는 구호는 브라질에서 격리 기간 동안 벌어진 냄비시위(냄비나 프라이팬 등을 두들기며 벌이는 시위)에서 울려 퍼진 구호이다. 격리도 대규모 도심지에서 보우소나루 정부에 반대해 단결한 사람들의 목소리, 냄비 소리 등을 막지는 못했다.

글로벌 팬데믹으로 발생한 위기는 보건 영역을 뛰어넘는 문제이다. 현재의 혼란과 불확실성 너머에는 가까운 미래에 새로운 사회 모델과 정치 질서가 가능할지에 관한 질문이 존재한다. 철학가 슬라보예 지젝과 한병철은 대담을 통해 미래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기했다 – 앞으로 나타나게 될 미래 사회는 ‘재건된 공산주의’와 비슷한 형태를 띨 것인가, 아니면 빅데이터에 의존한 경찰국가의 형태로 발전할 것인가?

위의 질문에 대한 연역적인 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의 위기는 그 동안 축적된 일련의 경향성의 일부로, 지난 수십 년 간 가속화했으며 글로벌 팬데믹의 결과로 폭발한 것이다. 이해를 위해 지금의 위기가 가진 4개의 구조적 특징(금융화의 심화, 미국 헤게모니의 약화, 기술과 생산성 증가로 인한 노동자 해고, 신자유주의 국가의 위기)을 설명하고자 한다.

금융화의 물결
2009년 신용위기의 출구로 제시된 것은 진정한 출구가 아니었다. 미국과 영국, 유로존 국가가 채택한 투자은행과 대형 비금융 기업 구제정책은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넘쳐나는 과정(즉, 달러의 과잉)을 만들어냈다. 자본은 수익성이 약화할 때마다 투기적이고 허구적인 활동에 나서는 것을 선호했다. 이러한 활동에는 주식시장으로 몰려가는 것이 있다. 지금 시기의 실제 경제 대비 금융 부문의 양적인 측면은 경악할 수준이며, 이것이 금융 부문을 독특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금융화 과정에는 몇 가지 핵심 요소가 있다. 이 과정은 1980년대부터 생산 부문에서 창출된 대량의 잉여 가치가 금융회사에 흡수되면서 시작된 금융 부문의 비대화를 일컫는다. 일상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다양한 종류의 막대한 부채가 각 가구, 특히 노동계급 가구에 누적되었다. 이 부채는 주식으로 포장되어 금융 세계라는 거대한 카지노에서 이리저리 옮겨 다닌다. 여기서 우리는 생산 활동에서 나오는 수익성의 저하라는 전통적인 위기와 함께 [자본 또는 경제] 순환 영역에 존재하는 금융의 불안정성으로부터 새로운 위기가 발생하는 경제활동의 질적인 변화를 보게 된다.

이러한 과도한 잉여 현금이 전 세계적인 생산 투자 과정을 촉발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세계 현금의 대부분은 (주식 매매 재활성화 등을 통해) 다시금 국가 부채와 금융 자산을 늘리고 말았고, 그 결과 금융화가 가속했다. 국채와 같은 수단을 통해 새로운 자산 거품이 부풀었고, 금융은 앞다투어 새로운 테크놀로지 부문의 기업에 투자했다.

테크놀로지 기업이 주식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했고, 세계 유동성의 상당 부분을 흡수했다. 이러한 유동성 흡수의 일반적인 특징은 자본이 특히 미국 기업(애플, 아마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이 가장 시장가치가 높은 기업이다)에 집중되었다는 것이다. 이들 미국 테크놀로지 기업은 중국에서 화웨이 같은 테크놀로지 기업이 성장하면서 근본적인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5G 영역에서 화웨이가 보여준 진보는 지식재산권 소송을 장악해 지식재산권 임대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던 미국 기업을 위협한다.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벌이는 무역 전쟁은 중국 테크놀로지 기업이 강력한 미국 테크놀로지 기업에 가하는 위협에서 직접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북반구와 남반구 모두 자본화의 출현을 경험했다. 북반구의 경우 금융은 새롭게 수익성이 많이 창출되는 부문(예: 플랫폼 자본주의, 테크놀로지)으로 자본을 돌렸지만, 남반구의 금융은 자본 도피가 뒤따르는 부채 동학(부채 증가 요인)의 양상을 띠었다. 2015년 미 연방준비은행은 연방기금 금리(은행 간 자금 거래에 적용되는 단기 금리)를 올려 미국 달러를 강화하는 정책을 도입했고, 전 세계로부터 현금을 끌어모아 미국 경제를 지탱했다. 그러한 정책의 결과, 미국은 ‘신흥 시장’이 세계의 자본을 유인했던 지난 십 수년을 뒤로 하고 다시금 자본 투자 대상으로서의 선도적 지위를 회복했다. 2018년에 순자본 유입이 가장 높았던 3대 국가는 미국(2,580억 달러), 중국(2,030억 달러), 독일(1,050억 달러)이었다. 미국이 세계 유동성의 상당 부분을 유치했는데, 이는 미국 연준의 고금리 정책에 크게 기인했다. 그리고 이러한 정책은 자본을 남반구에서 북반구로 이동시켰다.

금융이 사회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지면서 세 가지 결과가 생겨났다. 경제적으로 부채에 허덕이는 남반구 국가의 정치적 의존성, 북반구 경제 내 생산 부문의 정체, 인간의 필요보다 자본의 이해를 우선하는 세계 시스템의 만성적인 불안정성이 그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출현이 이러한 과정을 더욱 가속했다. 중국은 그동안 세계 제조업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중국 내 생산의 중단과 산업 생산의 (작년 성과 대비) 15% 감소는 북반구 국가의 대형 은행 소유의 유동성이 어떻게 세계 공급망뿐만 아니라 세계 총 수요를 되살릴 수 있을지를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가속하는 미국의 쇠퇴
이탈리아 정치경제 및 사회학자 조반니 아리기는 2007년에 출간한 <베이징의 애덤 스미스 - 21세기의 계보>에서 금융화 과정이 증가하고 가속화 한 것이 미국 헤게모니의 위기를 가늠하는 척도라고 말한다. 미국은 유라시아에서 중국에 대한 지배력을 획득하기 위해 비동맹 국가(이란과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하이브리드 전쟁을 벌였고, 금융화 과정을 위해, 그리고 동맹국에 대한 우세한 지위를 재확립하기 위해 금융 권력을 사용했다. 그러나 이러한 기조야말로 미국 일방주의가 약화했음을 보여준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팬데믹으로 악화된 보건 및 인도적 위기는 코로나바이러스를 자국 내에서 통제할 수 있고 국경을 뛰어 넘어 고통받는 사람을 돕기 위해 전문성과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국가로서 갖는 중국의 역할을 강화했다. 반면, 인도적 재난보다 경제를 위한 ‘처방’을 우선하는 트럼프의 자국민에 대한 무신경한 태도로 미국은 자신이 좌지우지할 수 있는 G20에서조차 대응을 이끌어내지 못했고, 미국 리더십의 쇠퇴는 더욱 분명해졌다. 과연 우리가 아시아의 세기(Asian Century), 양극체제 시대, 또는 다극체제 시기에 접어든 것인지 등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에 대해 불확실하지만, 서구 자유주의 문명이 자신의 세계에 사는 민중의 요구에 대응할 능력이 없다는 것만큼은 명확하다.

노동에 불리한 디지털화
테크놀로지 부문에 자본이 집중되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는 적어도 두 가지 중요한 토론 지점을 제기한다. 하나는 자본의 집중이 하이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한 투기 자본 버블을 형성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본주의의 영향력이 전 세계로 확대될 뿐만 아니라 대중을 통제하는 데에 사용되는 정보를 통제한다는 것이다. ‘플랫폼 자본주의’(인터넷 기반의 플랫폼을 활용한 경제활동)의 폭발적인 성장과 빅데이터의 수집과 분석은 새로운 소비주의 논리를 만들어낸다. 이것이 소위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다. 이러한 플랫폼 자본주의는 소비자의 요구를 형성하고 유도하며, 새로운 형태의 주관성을 만들어내고, 심지어는 정치적 정체성을 창조하는 데에 개입하기도 한다. 사회 활동의 원자화를 통해 만들어진 개별화는 사람이 세상에서 존재하는 새로운 방식을 낳는다.

이번 글로벌 팬데믹과 그로 인해 전 세계의 많은 국가에서 나타난 봉쇄령은 플랫폼 자본주의가 발달하기에 좋은 조건을 형성했다. 인터넷을 활용한 재택근무는 격리 중에도 노동을 계속할 수 있게 한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줌과 같은 기업은 재택근무를 가능하게 만들었고, 재택근무가 전 세계 노동자에 유익한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우리가 시간을 좀 더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고, 유연한 계약을 통해 더욱 빈번하게 직장을 바꿀 수 있다고 얘기하는 식이다. 물론 이제는 자본주의 하에서 노동자의 종신고용이라는 개념은 구시대적인 것이고, 지금의 신자유주의 시대에서는 유연한 노동이 패러다임이 되었다. 재택으로 수행할 수 있는 직업의 경우, 이러한 모델이 또한 간과하는 것은 무급 가사노동 부담의 증가이다. 코로나19로 학교를 가지 못해 집에 있는 아이들을 돌보는 것과 병에 쉽게 걸릴 위험이 높은 가족을 돌보는 것 등의 노동이 모두 재택근무를 하는 중에도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과 같은 봉쇄 기간에 플랫폼 자본주의가 수행하는 중추적인 역할은 신자유주의 어젠다, 특히 노동력의 세분화와 노동자의 분절화를 더욱 촉진해 노동력을 구속받지 않는 자본의 이해에 더욱 종속시킨다.

누가 삶을 지탱하는가? 미국 뉴욕 벨렌 마르코 크레스포 / 민중의 포럼노동 계급은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이미 자본주의 체제의 위기에 직면했다. 그리고 노동 계급이야말로 지금의 삶이 유지될 수 있도록 지탱하고 있다. 뉴욕의 이민자, 비공식 저임금 노동자, 여성은 전 인류가 이윤보다 돌봄을 우선해야 하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 돌봄 노동의 부담을 지고 있다

누가 삶을 지탱하는가?
미국 뉴욕
벨렌 마르코 크레스포 / 민중의 포럼

노동 계급은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이미 자본주의 체제의 위기에 직면했다. 그리고 노동 계급이야말로 지금의 삶이 유지될 수 있도록 지탱하고 있다. 뉴욕의 이민자, 비공식 저임금 노동자, 여성은 전 인류가 이윤보다 돌봄을 우선해야 하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 돌봄 노동의 부담을 지고 있다

신자유주의 국가의 위기
신자유주의 국가 체제는 그 자신의 모델이 만들어 낸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음이 밝혀졌다. 2008년을 예로 들면, 미국을 위시한 신자유주의 국가 체제는 성급하게 막대한 양의 자본을 금융 시스템과 특정 대기업(제너럴 모터스 등)에 쏟아부었다. 이러한 개입은 ‘금융 케인스주의’ 또는 신자유주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이득을 얻을 목적으로 금융 회사가 설계한 빌딩을 지탱하기 위한 국가의 개입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저에 깔린 여러 문제, 특히 비싸고 지속 가능하지 않은 신용대출을 끼고 살아가는 수십억 인구의 소득이 충분하지 않은 점 등은 해결되지 않았다.

많은 국가에서 신뢰를 잃은 신자유주의, 그리고 ‘제3의 길’(또는 중도주의) 정치인은 극우와 신파시스트의 프로젝트에 자리를 내주었다. 알바로 가르시아 리네라 전 볼리비아 부통령은 이러한 단계의 자본주의를 좀비 신자유주의라고 칭했다. 증오와 분노를 선호하는 신자유주의 프로젝트라는 것이다. 이러한 좀비 신자유주의 하에서 부르주아 국가는 국민의 민주적 요구를 해결하기는커녕 인식조차 하지 못하기 때문에 위기에 빠진다. 또한 신파시스트적인 권위주의가 이미 너덜너덜해진 자유민주주의 기관의 존재를 무색하게 만들어 ‘예외적 상태’가 우세하게 된다. 정치이론가 윌리엄 데이비스는 긴축과 엄격한 재정 관리 정책을 심화하고, 특히 남반구에 더 많은 채무를 부과하는 것을 통해 위기에 대응하는 신자유주의를 설명하기 위해 징벌적 신자유주의라는 용어를 이용했다. 데이비스에 따르면 징벌적 신자유주의는 ‘정부와 사회가 구성원에 대한 증오와 폭력을 통제하지 않는 우울한 상태로 이어진다’고 한다.

2부. 글로벌 팬데믹 상황에서 민중의 요구에 주목하라

체제 내에서 권력을 가진 자들은 위기 상황에서 자신을 보호할 메커니즘을 가장 먼저 설계한다. 금융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위기의 실제 원인은 해결되지 않고, 정작 급하게 의제로 다뤄지는 것은 애초에 위기를 조장한 이들을 위한 어마어마한 금융구제안이다. 코로나19 글로벌 팬데믹이 발생하자, 각국 정부는 자신을 보호하고자 또다시 자본의 이해를 위한 막대한 금액을 확보했다. 대중의 건강보다는 부자들이 한 투자의 안정성을 확보하고자 미국 연준을 필두로 한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해 주식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 것이다. 요즘에는 공익을 위해 사용되는 일이 거의 없는 공공 자원이 민간 부문을 구제하는 데에는 신속하게 활용되었다.

(중국과 같은 국가 정부에서부터 인도 케랄라주 정부에 이르는) 사회주의 지향을 가진 국가들은 경제적 손실을 불사하면서도 팬데믹을 억제하기 위해 모든 가용 자원을 끌어모았다. WHO는 중국의 노력을 ‘아마도 역사상 가장 대담하고 기민하며 공격적인 질병 억제 노력일 것’이라고 칭했다. 반면, 부르주아 사회질서는 그들이 가진 막대한 자원을 활용하는 데에 완전히 실패했고, 자원 활용을 위한 합리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그 결과 이탈리아에서 미국에 이르는 국가의 사망률은 재앙이라 할 만큼 높았다. 이것은 인류에 대한 정치적 범죄이다.

소련이 붕괴되고 세계 좌파가 처한 조건이 약화된 이후 30여 년의 세월 동안, 좌파 세력은 불리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정부는 적극적으로 부유한 계층의 이해를 만족시키기 위해 세금을 감면하고 긴축 정책을 실시했으며, 소중한 공공재를 민영화하고 산업과 상업 규제를 완화했다. 부르주아 국가는 효율성이라는 미명 하에 좌파를 머금고 있는 곳을 분열시킬 목적으로 노동조합과 좌파 단체를 공격하면서 계급투쟁을 심화했다. 종종 재벌이 설립한 재단으로부터 후원을 받는 비정부기구(NGO)의 성장은 사람들의 관심을 자신이 겪는 문제의 총체성이 아닌 개별 이슈에 대한 캠페인으로 돌리면서 정치적 좌파를 방해했다. 그래서 개인은 각자 물 분배 또는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지만, 시스템 전체(대표적으로는 자본주의)에 맞서 정면 공격을 감행하는 것으로 대중을 끌어들이는 조직은 없다.

전면적인 계급투쟁이 벌어지는 시기에 나타난 좌파의 약화와 상품을 꿈인양 판매하는 미디어 공격의 전개로 좌파는 단기 투쟁에 상당한 에너지를 쏟을 수밖에 없었다. 점점 증가하는 자본주의 생산 과정과 국가 폭력의 잔인성에 대항하는 투쟁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탈긴축이 동반되어 나타났다. 지출 삭감과 국가 폭력에 반대하는 대중 정서에 부합해 역할을 수행하는 좌파 세력이 없었다면, 노동 과정의 야만화, 노동자의 빈곤화, 신자유주의의 영향, 그리고 세계화가 소외된 사람들과 노동 계급에 미치는 영향 등은 더욱 심각해졌을 것이다. 단기 투쟁에 집중하는 현실로 인해 좌파가 약화하기는 했으나, 여러 위기에 대응해 사회주의 방식을 채택해 여러 프로그램을 만들어냈고, 여기에는 우리가 연구해야 할 여러 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다. 좌파가 집권한 곳에서는 정부가 자본주의 특유의 위기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실험했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자원을 동원했으며, 사회를 변혁하고 계급투쟁을 진전시킬 공공 행동을 만들고자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팬데믹이 중국을 넘어 세계로 확산되면서, 공공 기관을 축소한 사회일수록 코로나바이러스로 매우 큰 타격을 받았음이 명확하게 드러났다. 중국 정부는 자국민을 검사하고, 감염자의 접촉자를 찾아내며, 환자를 치료 및 모니터 하고, 봉쇄된 도시에 필요한 것을 지원하고, 사회가 분열로 불필요하게 고통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상당한 자원을 활용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인도, 브라질에 이르는 국가들은 공공 기관, 특히 공공 의료 기관의 핵심 기능을 축소해 사회를 취약하게 만들었다. 의대 민영화로 의대 졸업생은 학자금 대출을 갚기 위해 여러 의학 부문 중에서도 고소득이 보장된 곳으로 몰려들었고, 병원 민영화는 과잉 또는 급증한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역량의 삭감을 주도했다. 민간 병원에서는 모든 병상과 기기를 일종의 부동산으로 취급하며 임대료 징수를 극대화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그리고 사적 이익을 위한 적시(Just-In-Time) 치료가 일반 공식이 되었다.

동쪽은 붉다중국 상하이 팅스 착 / 트라이컨티넨탈: 사회연구소4월 10일 오전 10시, 중국에서는 선조를 기리는 청명절이었지만, 이날만큼은 전 세계에서 코로나19와 싸우다가 사망한 이들을 위해 3분간 묵념하는 시간을 가졌다. 전국이 잠시 멈추고 사이렌과 자동차, 배의 경적 소리를 울렸고, 종탑에서는 ‘동쪽은 붉다’라는 노래가 흘러나왔다.

동쪽은 붉다중국 상하이
팅스 착 / 트라이컨티넨탈: 사회연구소

4월 10일 오전 10시, 중국에서는 선조를 기리는 청명절이었지만, 이날만큼은 전 세계에서 코로나19와 싸우다가 사망한 이들을 위해 3분간 묵념하는 시간을 가졌다. 전국이 잠시 멈추고 사이렌과 자동차, 배의 경적 소리를 울렸고, 종탑에서는 ‘동쪽은 붉다’라는 노래가 흘러나왔다.

긴축 보건 체계의 실패는 매우 분명하게 드러났다. 비상 시기에 취약계층을 돌보기 위한 기관의 설립도, 위기 시 지역 공동체의 유지를 돕기 위해 노동자 조직과 사회단체를 발달시킬 것이 기대되었던 대중 행동 문화를 양성하고자 하는 시도도 완전히 실패했음 역시 자명하다. 신자유주의와 긴축 정책이 공공 자원을 잠식한 것을 목도한 여러 국가의 정부와 사회가 겪은 실패는 코로나바이러스의 복수라는 것만으로 정당화될 수는 없다. 강력한 중앙정부와 대중 행동 전통이 있는 국가에서 코로나바이러스를 더욱 효과적으로 진압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부자 계급이 거둔 주요한 성과 중 하나가 바로 국가 기구라는 개념의 위상을 떨어뜨린 것이다. 서구에서는 정부를 진보의 적으로 규정하고 공격하는 것이 일반적인 태도였다. 그래서 군을 제외한 정부 기구를 축소하는 것이 목표였다. 강력한 정부와 국가 구조를 가진 국가는 ‘권위주의’로 규정되었다. 그러나 이번 위기는 그러한 관점을 흔들어 놓았다. 중국 같이 국가 기구를 그대로 유지해 팬데믹에 대처할 수 있었던 국가를 단순하게 권위주의라고 치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오히려 이러한 정부와 국가 기구가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일반화되었다. 그리고 시행착오를 거쳐 효율적으로 만들어진 국가 기구의 시스템보다 정체되고 공허해진 부르주아 국가 형태가 더 효율적이라고 주장할 수 없게 되었다.

삶을 지탱하는 사람들스페인 마드리드 헤나르 디에즈 빌라호즈주식 거래소가 텅 비고, 주식 시장은 곤두박질쳤다. 예산 삭감으로 붕괴한 공공 의료를 수호하자는 요구와 지역 연대 네트워크가 조직되고 있다. 삶을 지탱하기 위해 지금도 배달, 식품 제공, 청소 등의 부문에서 노동하고 있는 불안정 노동자가 이러한 투쟁의 최전선에 서 있다.

삶을 지탱하는 사람들스페인 마드리드
헤나르 디에즈 빌라호즈

주식 거래소가 텅 비고, 주식 시장은 곤두박질쳤다. 예산 삭감으로 붕괴한 공공 의료를 수호하자는 요구와 지역 연대 네트워크가 조직되고 있다. 삶을 지탱하기 위해 지금도 배달, 식품 제공, 청소 등의 부문에서 노동하고 있는 불안정 노동자가 이러한 투쟁의 최전선에 서 있다.

우리가 중국, 쿠바, 베네수엘라, 인도 케랄라 주에서 얻은 교훈은 민중 조직(노동조합, 여성, 학생, 청소년 단체, 협동조합)이 사회를 조직하면 그 사회는 대중 행동을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된다는 것이다. 조직된 사회란 사람들이 정상 시기에, 그리고 위기 시에 어떻게 집단적으로 행동할지를 학습하는 능력을 배양하는 사회이다. 사회주의 프로젝트 개발에 국가 기관이 기여하는 것은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다른 부분, 즉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일상적이면서도 특별한 사회 건설 노력을 위해 사회가 조직되고, 활발해지며 준비태세를 갖추는 것이다.

글로벌 팬데믹의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트라이컨티넨탈: 사회연구소와 100여 개 국가의 200개 이상의 단체가 함께하는 플랫폼인 세계민중총회는 이번 위기와 전 세계 노동계급의 가장 절박하고 시급한 요구에 관한 토론을 실시했다. 그리고 여러 운동세력, 노동조합, 정당에서 나타난 투쟁과 거버넌스 경험을 바탕으로 16개의 프로그램을 도출해 결과 문서에 포함했다. 이 프로그램은 개별 정책과 항목에 대한 토론 외에도, 국가와 국가 기구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토론을 제기한다.

  1. 필수 의료 및 물류 인력과 식량 및 생필품 생산 및 배달에 필요한 인력을 제외하고 모든 노동을 즉시 중지하되 임금을 보장한다. 격리 기간 소요되는 인건비는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

  2. 의료, 식량 공급, 공공 안전은 조직적인 방식으로 유지해야 한다. 비상 곡물 비축분을 즉시 빈곤층에 배급해야 한다.

  3. 학교 출석을 모두 중단해야 한다.

  4. 병원과 의료센터를 즉시 사회화하여 위기 발생 시 병원이 이윤 문제로 고민할 일이 없도록 한다. 의료기관을 정부의 보건 캠페인 통제 하에 두어야 한다.

  5. 제약회사를 즉시 국유화하고, 즉시 제약회사 간 국제 협력을 실시해 백신과 더욱 쉬운 검사 장비를 개발하도록 한다. 의료 부문에서 지적재산 개념을 폐지한다.

  6. 즉시 모든 사람을 검사한다. 즉시 팬데믹의 최전방에 있는 의료진을 검사하고 지원한다.

  7. 즉시 위기 대처에 필요한 물자(검사 키트, 마스크, 산소호흡기) 생산 속도를 높인다.

  8. 세계 금융시장을 즉시 폐장한다.

  9. 정부 파산을 막기 위한 자금을 즉시 조달한다.

  10. 모든 비기업 부채를 탕감한다.

  11. 모든 월세 및 모기지 상환, 퇴거를 즉시 종료한다. 여기에는 기본 인권으로서 적절한 주택을 즉시 제공하는 것을 포함한다. 양질의 주택은 국가가 보장하는 모든 시민의 권리가 되어야 한다.

  12. 즉시 국가가 인권의 일부로 간주되는 모든 공과금(수도, 전기, 인터넷)을 지불하도록 한다. 만약 이러한 서비스를 모든 국민이 이용하지 못할 경우, 즉시 모든 국민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촉구한다.

  13. 쿠바, 이란, 베네수엘라와 같은 국가에 영향을 미치고 필수 의약품 수입을 막는 일방적이고 부당한 제재 체제와 경제봉쇄를 즉각 종료한다.

  14. 농민에 긴급 지원을 제공해 건강한 먹거리의 생산을 증대하고 이를 정부에 공급해 직접 분배가 이루어지도록 한다.

  15. 국제 통화로서 달러의 기능을 중지하고 유엔에 국제 공통 통화를 제안하는 회의를 새로 열 것을 긴급하게 촉구한다.

  16. 모든 국가에서 보편적 기본소득을 보장한다. 이를 통해 실직자, 극도로 불안정한 직업을 가진 노동자, 또는 자영업자의 가족 수백만 명에 대한 국가의 지원을 담보할 수 있다. 현재의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수백만의 노동자가 공식 직업을 갖지 못하고 배제된다. 국가는 국민을 위해 일자리와 존엄 있는 삶을 제공해야 한다. 보편적 기본소득의 재원은 국방비, 특히 무기 조달 비용으로 충당될 수 있다.

 이상의 16개항은 탈자본주의의 미래를 향한 투쟁과 정책에 관심을 집중하기 위한 논의와 토론을 위한 선언이다.

여전히 당신을 포용하는 사람들 - 마요 광장의 어머니들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다니엘라 루게리 / 트라이컨티넨탈: 사회연구소진실과 정의 기억의 날인 3월 24일, 마요 광장은 텅 비었다. 올해 3월 역사상 처음으로, 우리는 1976년에 시작된 독재 기간 사라져간 우리의 동지를 지지하기 위한 거리 시위를 벌일 수가 없었다. 우리는 마요 광장의 어머니들을 위한 흰 손수건을 SNS와 발코니에 내걸었다.

여전히 당신을 포용하는 사람들 - 마요 광장의 어머니들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다니엘라 루게리 / 트라이컨티넨탈: 사회연구소

진실과 정의 기억의 날인 3월 24일, 마요 광장은 텅 비었다. 올해 3월 역사상 처음으로, 우리는 1976년에 시작된 독재 기간 사라져간 우리의 동지를 지지하기 위한 거리 시위를 벌일 수가 없었다. 우리는 마요 광장의 어머니들을 위한 흰 손수건을 SNS와 발코니에 내걸었다.

3부. 보편적 기본소득

 지난 반 세기를 거치며 전체적인 고용 시스템이 고장이 났다는 점은 명확해졌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일정 비율의 실업은 수용 가능한 것으로 여겨진다(심지어 ‘자연실업률’이라는 이름으로 이론화되었다). 국가는 다양한 형태의 사회 복지를 통해 부족한 임금을 보충한다. 노동의 세계화와 기술로 인한 생산성 증가 때문에 이제 수십억 명의 노동자는 실업 상태이거나 능력 이하의 일을 하거나, 또는 일자리가 매우 불안정한(단기 계약직, 일용직 노동) 상황에 처해 있다.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2억 5,800만 명의 이주민 중 최소 1억 5,700만 명이 이주 노동자이며, 종종 사회보장제도에서 소외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의 불안정한 상황이 토론 의제로 오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회적 불평등은 급격하게 증가했고, 빈곤의 바다가 세계 인구 대다수의 현관문 밖까지 밀려오고 있다.

일정 비율의 노동자(노동 예비군)는 자본주의가 가장 호황인 시기에도 실업 상태에 놓여 있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장기적인 수익성 위기에 직면하는 경우가 늘면서 대부분의 노동자가 극단적인 불안정성을 경험한다. 이들은 자본주의 논리 하에서 매우 심하게 착취당하거나 과잉 인구(surplus population,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력을 팔 수 없어 실업에 처한 인구)로 전락한다. 이러한 노동자의 생존은 절박한 상태에 놓여 있다.

자본주의 사회관계 내에서 나타나는 빈곤과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편적 기본소득’ 개념이 등장했다. 자본가가 자신의 금융 자원을 일자리에 투자하지 않는다면, 과잉 인구는 다른 곳, 예를 들면 국가로부터 생계비를 받아야 할 것이다. 이렇게 국가가 지원하는 금액이 보편적 기본소득인 것이다. 이는 앞서 소개한 16개 항에도 포함되어 있다.

다만 우리는 보편적 기본소득의 한계를 명확히 짚고 가야 한다. 보편적 기본소득은 수많은 과잉 인구를 실업과 빈곤에서 벗어나게 만들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인간을 돈 또는 자본주의 국가 권력으로부터 해방시켜주지는 못한다. 현금을 지급한다는 것은 필수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데에 여전히 현금이 필요할 것임을 의미한다. 현금 교환 없이도 필요에 따라 이러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예: 공교육, 공적 식량 배급 시스템)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신자유주의 진영이 보편적 기본소득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현금을 과잉 인구에 쥐여줌으로써 이전에는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지 못했던 이들에게 구매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체제의 규범 내에서의 사회복지 사업에 불과한 보편적 기본소득은 자본주의 사회관계를 위협하지 않는다. 기아와 절망이 만연한 상황에서는 이 사업이 그 범위와 시행 측면에서 수많은 한계가 있다 하더라도 비웃고 넘길 수만은 없다.

지난 수십여 년 간, 맑스주의 페미니즘 진영에서는 사회적 재생산이라는 강력한 이론을 발전시켰다. 대표적인 것이 노동력의 생산과 재생산이다. 사회적 재생산 또는 인간의 삶을 회복시키는 돌봄 영역은 사회적, 그리고 경제적 존재에 필수적인 부분이지만, 복지급여와 임금 관련 토론에서는 무시되는 경우가 잦다.

사회적 재생산 분석은 자본주의적 축적의 순환과 인간 노동력의 회복과 재생산을 위한 가부장제 체제 간의 연결고리를 설명하고자 한다. 사회적 재생산 노동 자체가 상품화되는 것(가정부 파견 서비스, 식품 생산 및 배달 서비스)이 아닌 이상, 이러한 노동을 담당하는 사람(주로 여성)에 대한 보상은 거의 없다. 노동계급의 재생산은 자본주의 생산에 매우 중요한 조건이지만, 정작 노동계급을 재생산하는 사람들은 상품화된(금전적인) 형태로 보상을 받지 못한다. 보편적 기본소득에 대한 토론은 ‘가사노동에 대한 임금’과 임금을 대체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으로써의 보편적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켰다. 보편적 기본소득 또는 이와 유사한 형태로 사회적 재생산 노동 및 장애인이나 몸이 불편한 사람들의 생계를 위해 주어지는 보상과 관련한 주장은 강력하고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알렉산드라 콜론타이와 엔젤라 데이비스 같은 맑스주의자가 지적한 바와 같이, 돌봄 노동에 대한 보상 그 자체만으로는 돌봄 노동을 비하해 온 기나긴 역사와 이러한 논리를 지지하는 가부장제 이데올로기를 극복할 수 없다. 오히려 성별 노동분업이라는 개념을 깨뜨리기 위해서는 강력한 반(反)가부장제 투쟁이 필요할 것이다.

보편적 기본소득은 사회주의부터 극우에 이르기까지 놀라울 정도로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다. 각 진영이 서로 다른 비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서로의 차이점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1. 대체재 VS 보충재. 신자유주의(및 극우) 진영은 보편적 기본소득이 다른 모든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대체한다면 이를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보편적 기본소득을 공공의료, 공교육, 대중교통, 공적 식량 배급 등의 다양한 정책의 대체재로 바라본다. 공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보다 현금을 지급함으로써 공공 서비스 영역을 상품화하고, 결국에는 사유화하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과잉 인구에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을 통해 돈을 벌어들일 수 있다. 이는 사회복지망을 해체하고 사유화하기 위한 메커니즘이기도 하다. 사회주의 진영은 보편적 기본소득이 사회복지 정책의 대체재가 아니라 보충재로서 기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교육이나 공적 식량 배급 등과 같은 사회적 임금을 개선하고 적절하게 관리해야 하며, 보편적 기본소득은 그 외의 다른 목적(예: 레저 활동)에 추가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것에 불과하다.

  2. 소득 조사 VS 보편 지급. 신자유주의 진영은 보편적 기본소득을 수용하면서도 그 정신을 깎아내린다. 그들은 보편적 기본소득은 보편적으로, 즉 모두에게 지급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대신, 소득 조사를 실시해 가장 필요한 사람에게 보편적 기본소득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소득 조사는 ‘수급자’과 ‘비수급자’로 인구를 분열시키는 것으로, 사회 통합을 추구하는 보편적 소득의 목적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다.

특히 복지급여를 모든 사람에게 제공한다는 것이 특이한 지점이다. 왜 매우 부유한 사람에게도 복지급여를 제공해야 하는가? 복지급여든 현물이든 보편적으로 지급하는 것에 대한 몇 가지 주장은 다음과 같다.

  1. ‘수급자’ 또는 ‘지원이 시급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결정하는 도덕적 문제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다. 이러한 구분은 사회를 분열시킬 뿐만 아니라 복지급여 수급자에 낙인을 찍게 된다.

  2. 제도적 시스템이 매번 민주적으로 도덕적 판단(수급자 선정)을 하는 것도 아니고, 매번 기금이나 상품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것도 아니며 그나마도 ‘급여’가 현금이냐 현물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도적 시스템이 내리는 도덕적 판단에 따라 발생하는 막대한 시행상의 문제를 피하기 위함이다.

  3. 부자에게까지 지급되는 현금이 부의 재분배라는 목표를 저해하지는 않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보편적 기본소득과 같은 사업의 재원 조달에 활용되는 부유세를 납부하고, 부유층이 부담하는 세금은 그들이 받는 복지급여보다 훨씬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보편적 기본소득이 사회적 임금의 대체재가 아니고 보충재라면, 그리고 진정 보편적인 성격을 가진다면, 자본주의 체제의 폐지를 위해 계속 노력하는 와중에도 보편적 기본소득이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다수가 겪는 고통을 경감하기 위한 가치 있는 요구가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보편적 기본소득이 사회적 임금의 대체재로 기능하고, 특정 대상자에게 지급되는 성격을 가진다면, 그것은 더 이상 보편적 기본소득이 아니라, 사회 복지를 상품화하고 사유화하며, 노동계급 분열을 악화하는 위험한 메커니즘이다.

퇴거시키다(동사): 법적 근거를 가지고 사람들을 건물에서 강제로 쫓아내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케이트 얀스 반 렌즈버그 / 사회주의혁명노동자당남아공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전국 봉쇄 기간 동안 퇴거 중지 명령에도 불구하고, 국가는 지속적으로 사설 보안요원, 군, 경찰을 동원해 사람들을 퇴거시키고 있다. 1994년에 아파르트헤이트가 종식된 이후, 민중의 주거 투쟁에 대한 국가의 무장 대응은 오늘날에도 변함이 없다. 아파르트헤이트는 여전히 현…

퇴거시키다(동사): 법적 근거를 가지고 사람들을 건물에서 강제로 쫓아내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케이트 얀스 반 렌즈버그 / 사회주의혁명노동자당

남아공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전국 봉쇄 기간 동안 퇴거 중지 명령에도 불구하고, 국가는 지속적으로 사설 보안요원, 군, 경찰을 동원해 사람들을 퇴거시키고 있다. 1994년에 아파르트헤이트가 종식된 이후, 민중의 주거 투쟁에 대한 국가의 무장 대응은 오늘날에도 변함이 없다. 아파르트헤이트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보편적 기본소득에 대한 여러 질문 중 하나가 바로 국가가 어떻게 재원을 마련할 것인가이고, 나아가 노동 가능 연령 인구 1인당 실제 수급액은 얼마나 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신자유주의적 해법은 다른 사회적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해당 프로그램에 투입되던 돈을 한 곳으로 모아 보편적 기본소득의 재원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주의적 관점에서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 보편적 인권의 관점에서 다뤄져야 할 사회적 재화를 사유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신, 사회주의적 관점에서의 보편적 기본소득은 최소 4가지 방법으로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1. 부유세

  2. 세무관할의 개선, 조세회피처/피난처 해체

  3.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부문(예: 무기산업)에 대한 증세

  4. 이윤에 대한 증세

앞서 언급한 것처럼 세금을 징수하지 않으면 조세회피처로 흘러갈 돈을 국고로 거둬들이기 위해서는 국가가 자본 통제를 실시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통제가 경제적 주권을 발전시키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시행되지 않는다면, 보편적 기본소득 계획은 비용이 많이 들 것이고, 결국 (재원을 확보하지 못할 시) 지급액이 불충분하거나 (세금을 신설하지 않을 시) 기존 예산에 지나친 부담을 주어 실패로 여겨지게 될 것이다.

코로나 쇼크는 실업, 불안정성, 기아 문제를 더욱 심화했다. 자본주의 하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실업 위기에 대한 해법으로 여겨졌던 보편적 기본소득은 이제 코로나19가 야기한 긴급 위기에 대한 조치로 부상했다. 다시금 신자유주의와 극우 세력은 일회성 현금 지급을 통해 불안정한 일자리에 고용된 노동자와 실업자의 분노를 잠재우고 정체된 기업을 위해 수요를 자극하고자 했다. 노동계급을 지지하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보편적 기본소득을 향한 욕구는 조금도 없는 것이다. 

전 세계 많은 곳에서 실업 위기가 곧 더욱 큰 기근과 기아의 위기로 변모할 중대한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럴수록 현금 지급과 공적 식량 배급을 포함한 긴급 구호 조치가 매우 중요하다. 비상시에는 모든 조치를 활용해 피할 수 있는 고통을 예방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물과 노동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에즈레나 마르완 / 말레이시아 디자인 아카이브말레이시아의 코로나19 팬데믹 중심지인 클랑 밸리 내 민간 병원의 모습. 예방 조치의 일환으로 말레이시아는 이동제한 명령이 실시되었고, 보건의료, 청소, 식료품 배달 노동자 등 최전선의 노동자가 일하는 곳을 제외하고 모든 공간이 폐쇄되고 인력이 철수되었다.

사물과 노동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에즈레나 마르완 / 말레이시아 디자인 아카이브

말레이시아의 코로나19 팬데믹 중심지인 클랑 밸리 내 민간 병원의 모습. 예방 조치의 일환으로 말레이시아는 이동제한 명령이 실시되었고, 보건의료, 청소, 식료품 배달 노동자 등 최전선의 노동자가 일하는 곳을 제외하고 모든 공간이 폐쇄되고 인력이 철수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