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미국 - 지역적 관점에서의 분석

글: 송대한(컨텐츠팀, ISC)

번역: 심태은(번역팀, ISC)

미국은 2차 세계대전 말미에 만든 지역 군사동맹 인프라를 패권 유지와 중국 억제에 이용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행위는 그에 반발하는 북-중-러 협력의 강화를 초래하며 동아시아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 이 문제에 관해 노콜드워가 8월 18일에 주최한 “동아시아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미국”이라는 웨비나에서는 동아시아 지역의 여러 활동가가 모여 각국의 평화운동과 현재 상황이 각국과 이 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해 토론했다.

이번 웨비나는 국제전략센터가 함께 작성한 트라이컨티넨탈: 사회 연구소의 도시에 “동북아를 뒤흔드는 신냉전”을 계기로 열렸다. 도시에의 저자이자 국제전략센터, 노콜드워 활동가인 송대한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샌프란시스코 체제를 만든 배경을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 체제에서 한반도부터 대만에 이르는 동아시아 국가들이 소련과 중국의 “공산주의 위협”을 억제하려는 미국과 양자 협정을 맺었고, 그로 인해 이 지역이 분열되었다. 미국은 이 체제를 만들기 위해 일본의 제국주의적 확장과 전쟁을 이끌었던 전쟁광들을 지원하고, 남한 사회에서 갓 싹을 틔운 풀뿌리 민주주의를 (이전의) 친일 정부로 대체하며 한국 전쟁의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대만에서는 민족주의 정당인 국민당이 집권하여 백색 테러라는 탄압을 자행하도록 지원했다

1951년, 샌프란시스코 체제의 핵심인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 체결 사진(출처: APJFF.org)

소련이 무너지고 중국이 세계 경제에 편입된 후에도 미국은 계속해서 역내 분쟁 지역(대만 해협, 한반도, 남중국해)을 이용하여 미국의 군사 패권을 가리려 했다. 오늘날 매우 활발하게 일어나는 지역 분쟁 중에는 필리핀과 중국의 해상 영토 분쟁이 있다. 국제평화기구의 코라존 파브로스는 외국군 주둔과 핵무기를 금지하는 필리핀 헌법에도 불구하고 마르코스 정부가 스쿼드 같은 방어 협정을 어떻게 체결할 수 있었는지 설명했다. 그는 이런 정책으로 필리핀은 미국이 중국을 억제하고 “역내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이 더 많이 개입”하는 전략에서 필리핀을 “다음으로 중요한 지점”으로 삼으려 “그루밍”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미국과 필리핀의 2024 발리카탄 합동 군사훈련에는 미국, 호주, 프랑스 외 14개국이 참여했다. 또한 미국은 필리핀 북부에 남중국해, 중국 남부, 대만 해협을 사정권에 두는 이동식 미사일 시스템을 배치했다.

필리핀에 배치된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시스템(출처: SCMP.com)

웨비나 연사인 맥스 레인이 말한 것처럼 필리핀이 미국의 중국 억제에서 “안전한 도발 지역”이라면, 대만은 중국의 레드 라인이다. 대만해협의 상황을 이해하려면 대만해협이 중국의 방어와 미국의 공격에서 갖는 전략적 중요성뿐만 아니라 분열의 역사적 기원과 그것이 중국 본토에서 갖는 중요성을 이해해야 한다.

대만 노동당의 장주싱은 대만의 분리주의가 일본 식민지배에서 비롯되었으며 미국의 개입으로 강화되었다고 설명했다. 분리주의 운동은 “토지개혁으로 쫓겨난 지주, 반공주의자, 대만 고유의 지역주의자”로 구성되었다. 이들의 정당인 민진당은 2016년에 집권했으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거부했다. 중국 본토와의 관계가 악화하자 민진당은 “오래된 냉전 체제로 회귀”하여 의회 권력을 유지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민간 교류를 금지하고, “대만해협 양안 평화”를 추구하는 이들을 죄인으로 몰아갔으며, 군비 지출을 늘리고 군 복무기간을 1년으로 늘렸다. 미국은 중국의 국력을 소모하게 만들기 위해 대만을 “소모전 준비”에 나서게 압박하고 있다. 2024년에 선출된 라이칭더 총통은 “전임자인 차이잉원보다 더 강경한 분리주의 노선”을 갖고 있다.

대만을 둘러싼 갈등은 중국, 미국, 대만에서만 파괴를 초래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의 동맹국인 남한과 일본, 하와이까지도 분쟁에 휘말리게 만들 수 있다. 열린군대를 위한 시민연대의 신재욱은 대만 유사 상황 발생 시 주한미군 배치로 인해 남한도 분쟁에 끌려들어 갈 수 있으며, 윤석열 정부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지지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폴 라캐머러 주한미군 사령관은 발언을 통해 주한미군이 “주둔지 이외 지역의 유사 상황과 역내 위협 대응”을 지원할 수 있다고 했다. 대만 분쟁은 그가 말한 “주둔지 이외 지역의 유사 상황”에 해당할 수 있다. 또한 윤석열 정부가 한-미-일 안보협력 삼각동맹 강화에 보이는 태도를 고려하면 남한이 분쟁에 끼어들 가능성은 높다. 한-미-일 정부는 7월에 안보협력 프레임워크 각서를 체결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는 “기본적으로 삼국 군사동맹을 강화”하는 것이다. 신재욱은 “중국, 러시아, 북한을 강하게 자극”할 가능성이 있음에도, 이 문서가 “국회에서 비준되거나 전문이 공개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오키나와 주둔 미군도 개입하면서 오키나와 주민과 일본 본토 역시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 오키나와 환경정의 프로젝트의 요시카와 히데키가 설명한 것처럼, 대만 유사 상황 발생 시 오키나와 주둔 미군이 파병되면 오키나와에 집중 배치된 미군 기지로 인해 중국의 공격 대상이 오키나와가 될 수 있다. 또한 대만과 가까운 오키나와현의 섬들에는 “지대공 미사일”과 “중국 군사 행동을 감시”할 레이더가 배치되고 있다.

대만에서 보일 정도로 가까운 오키나와현 요나구니 섬(출처: Taipei Times)

남한, 일본, 오키나와, 대만이 미국의 지역적 전초 기지라면 하와이는 미국 최대의 발사대 역할을 한다. 후이 알로하 아이나(하와이 해방 조직)의 카베나울라오칼라 카팔루아는 이러한 하와이의 전략적 필요성이 어떻게 “1893년 하와이 왕국의 불법적 전복”으로 이어졌는지 설명했다. 오늘날 하와이에는 인도-태평양 사령부, 태평양 최대 훈련 시설을 비롯하여 각종 레이더와 미사일 방어 기지가 즐비하다. 또한 세계 “최대의 [다국적] 전쟁 게임인 환태평양연합군사훈련(림팩)”이 진행된다. 이러한 막대한 군사 시설이 하와이 원주민의 성스러운 땅을 점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하와이의 여러 섬을 비롯하여 주변의 해양 생태계를 오염시키고 파괴하고 있다.

하와이 인근 해상에서 벌어진 림팩 훈련(출처: PH2 Gabriel Wilson – 공공 도메인)

지역적으로 보면 호주는 주니어 파트너이다. 레드 앤트의 맥스 레인이 설명하듯, “호주는 세계 제국주의 클럽의 어엿한 구성원”이다. 호주의 외교 및 안보 정책은 2차 세계대전 이래로 미국 및 제국주의 블록의 전략적 이해와 궤를 같이 했다. 최근에는 오커스(AUKUS) 협정을 체결하여 미국 및 그 동맹국과의 상호운용성을 높이고, 핵무기를 탑재한 미국 전투기에 북부의 기지를 개방했다.

웨비나에 참여한 모든 연사가 공히 주장했던 해법은 지역 간의 연대와 교류를 증대하여 평화운동을 강화하는 것이었다. 더 구체적으로, 카팔루아는 구체적으로 전략적인 시점을 강조했다. 하와이의 경우, 미군 부지 4만 에이커를 단돈 1달러에 임대했던 토지 임대차 계약이 2029년 8월 16일에 만료되는데, 이를 둘러싸고 적극적으로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했다. 요시카와는 1978년 중일 평화우호조약 같은 기존 조약을 활용하여 양국의 “분쟁을 평화롭게 해결하고 무력을 사용하거나 무력으로 위협하는 일을 방지”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이 지역의 평화운동 세력이 모두 힘을 합쳐 역내 분쟁, 더 크게는 전 세계적 분쟁으로 비화하지 않게 긴장을 완화하고 역내 문제를 해결하는 더 큰 운동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국이 동아시아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일에 단호히 반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