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과 희망 – 2016년 우리를 고취시킨 12개의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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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거대 자유무역협정의 좌초/협상 중단 수년간 진행한 캠페인과, ‘자유 무역’ 협정으로 인한 사회 경제적 비용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것이 판세를 바꾸어 놓았다. 미국과 태평양 연안 국가 간의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약(TPP)의 경우, 미 대선후보들이 반대 입장을 표명함으로써 동력을 잃었다. 범 대서양 무역투자 동반자협정 (TTIP)은 무산 위기에 처했으며, 유럽 연합과 캐나다와의 포괄적 경제무역협정(CETA)은 비준에 이르기까지 많은 난관에 직면하고 있다.

2. 박근혜 대통령을 끌어내린 역사적인 촛불 시위

최대 230만명이 참여하면서 정점을 찍었던, 연인원 100만 명에 육박하는 지속적인 시위가 국회로 하여금 박근혜 대통령 탄핵 표결을 하도록 만들었다. 언론을 통해 대통령이 공금을 남용하고, 측근이자 사업적 협력자인 최순실이 국내 대기업으로부터 기부금을 걷고 그 대가로 그들 기업에 특혜를 주도록 한 것을 용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 시위가 시작되었다.

3. 역사에 남을 규모의 파업

9월 2일, 인도의 1억 8천만명에 달하는 노동자들이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에 대한 사회보장 혜택, 그리고 공기업의 민영화 반대를 내걸고 파업에 나섰다. 파업을 통해 조직 및 미조직 노동자,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가 결집하였다. 이 파업은 모디 정권의 친기업적 정책에 대한 사회적 분노가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4. 기업 책임성의 새 지평을 연 카탈로니아

11월, 카탈로니아 의회는 해외에서의 다국적 기업의 활동을 모니터링하고, 이들 기업의 횡포에 대해 불이익을 가할 수도 있는 부서 신설에 합의했다. 이는 타 정부에서도 이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선례가 될 것이고, 유엔 인권 이사회에서 다국적 기업의 활동을 규제하기 위해 ‘법적 구속력 있는 수단’을 만들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방증하는 것이다.

5. 수도 공공화 운동의 선두주자, 바르셀로나와 바야돌리드

바르셀로나와 바야돌리드가 수도사업을 다시 공공화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240개 이상의 도시에서 과거 민영화 되었던 수도사업을 공공의 영역으로 되돌린 세계적 추세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다. 스페인의 10개 도시로 새롭게 구성된 강력한 네트워크에서는 연대, 환경적 지속가능성, 상호 협력, 집단적 접근성, 형평성, 그리고 민주적 운영을 수도사업 시행의 원칙으로 한다.

6. 스탠딩 락 지역의 송유관 건설 반대 투쟁

2016년 4월 1일, 노스 다코타 주 스탠딩 락 원주민 보호지구의 수(Sioux) 부족은 노스 다코타 액세스 송유관 건설에 대항하기 위해 성스러운 돌(Sacred Stone)이라는 캠프를 세웠다. 송유관 건설은 이 지역의 유일한 식수원인 미주리 강을 위협하고, 정부가 수 부족과 맺은 여러 조약들을 위반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캠프에는 반복적인 경찰 폭력에 직접 대항한 수 십만 명의 ‘물 지킴이’가 모여들었고, 지난 100년 동안 있었던 원시 부족 집회 중 가장 큰 규모였다. 대중으로부터 거센 압력을 받은 미 육군 공병대는 12월에 강 하부를 통과하는 송유관 건설 계획을 거부했다. 비록 임시적이지만, 중요한 승리였다.

7. 폴란드 여성의 낙태금지법을 반대 투쟁

10월, 폴란드 전국 60개 도시에서 수십만 명의 폴란드 여성들이 파업을 단행하여 정부 기관, 대학, 학교 등이 문을 열지 못했다. 집회에서는 기존의 매우 엄격한 낙태 관련 조항에서 한 발 더 나아간 낙태 전면 금지 법안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였다. 항의 시위의 규모로 인해 폴란드 정부는 법 제정을 단념하였다.

8. UN에서 발언 기회를 쟁취한 금지식물 재배농가

‘마약과의 전쟁’에서 오랫동안 배제되고 탄압받았던 금지식물 재배농가가 유엔 마약특별총회(UNGASS)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자 운동을 시작하였다. 역사적인 “힘스커크 선언”에서, 금지식물 재배 농가는 강제적인 재배 금지정책을 중단하고 마약 정책 및 개발의 모든 단계에서 농가의 참여를 보장하여 그들의 인권을 존중하고 재배지역의 복지를 지원할 것을 요구하였다.

9.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 통해 정치적 의제로 부상한 미국의 경찰 폭력과 인종차별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은 2013년 10대 아프리카계 미국인 트레이본 마틴을 총살한 조지 지머먼에 대한 무죄 선고를 계기로 시작된 이후, 전국적으로 번져갔다. 2016년에는 계속되는 경찰에 의한 살인과 미국 사회 전반에 걸친 인종차별에 대한 강도 높은 비난을 이어갔고, 해당 이슈가 미 대선주자들의 공약에도 반영되었다. 6월 중순까지 미국의 88개 도시에서 최소 112건의 집회가 있었다. 또한, 집단적 협의를 통해 사회 전반의 인종차별 해결을 위해서 지역·주·정부 단위로 실행할 수 있는 핵심 요구사항을 담은 구체적인 플랫폼을 제시하였다.

10. 크라우드 소싱 통해 제정된 아이슬란드 헌법

크라우드 소싱을 통해 제정되고, 2012년 국민투표를 통과한 아이슬란드의 헌법이 다가오는 해에 마침내 의회에서 통과될 수 있게 되었다. 아이슬란드의 5개 정당이 개헌을 2년 내에 완료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개정 헌법에는 환경 보호, 세계 인권법, 난민과 이민자들의 권리, 아이슬란드의 천연 자원에서 발생하는 이익(어업이 대표적)에 대한 재분배, 그리고 시민에게 입법안을 제시 및 수정할 수 있는 권한 부여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개헌안을 가장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해적당은 10월 총선에서 의석 수를 기존보다 3배 늘렸고, 원내 3당이 되었다.

11. 라틴 아메리카에서 시작된 ‘한 명도 적지 않다’ 운동

2015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시작된 ‘한 명도 적지 않다(니 우나 메노스, Ni una menos) 운동은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모든 종류의 폭력에 대해 존엄성을 부르짖은 자생적인 운동이었다. 2016년이 되자 이 운동은 아르헨티나 대도시뿐만 아니라 페루, 우루과이, 칠레, 멕시코와 같은 주변 국가로도 퍼져 나갔다. 이 운동을 통해 여성에게 자행되는 심각한 성폭력이나 살인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고, 예술가와 저널리스트, 스포츠 스타와 정치인도 이 운동을 지지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이 운동으로 인해 대법원이 여성을 살해한 사람들의 목록을 만들기도 했다.

12. 새로운 임금 협상에서 승리를 거둔 케냐의 교사들

2015년과 2016년에 걸친 케냐 교사들의 파업 끝에, 2016년 10월에 초등학교 교사에 대한 급여를 25% 인상하는 안이 통과되었다. 그러나, 브릿지 인터네셔널 아카데미, 오메가 등과 같은 사기업이 운영하는 저소득층을 위한 사립학교의 도입 확대에 대한 투쟁은 아직 계속되고 있다.

번역: 이주희(번역팀, ISC)

* 본 기사는 TNI의 “Resistance and Hope(http://12victories.tni.org/)”를 번역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