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의 수호와 전진을 위한 베네수엘라 인민의 투쟁은 계속된다. - 우고 차베스 대통령 4주기 기념 행사를 다녀와서
허석렬(충북대 사회학과 교수, ISC 자문위원)
지난 3월 5일은 볼리바르 혁명에 불을 지핀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서거한 4주기 기념일이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4주기 기념일을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를 벌이면서 민중과 함께 혁명의 지속을 다짐하였다.
그 기념행사 중 하나는 볼리바르 혁명을 지지하는 해외인사들을 초청하여 세계각지의 사회운동과 볼리바르 혁명운동의 연대,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국주의 기업 미디어의 왜곡보도에 반대하고 인간해방적 관점에서 볼리바르 혁명운동의 현 상황을 보도하는 대안적인 언론 네트워크와 지식인 네트워크의 형성, 아메리카를위한볼리바르동맹(ALBA) 국가들 사이의 민중적 연대를 통한 볼리바르 혁명의 지원 등의 주제로 컨퍼런스가 진행되었다.
라틴아메리카에서 초청된 인사들은 “ALBA 운동 대표단”에 소속되었고, 다른 지역에서 초청된 인사들은 지식인 네트워크와 외교관련 특별 초청단, 사회운동관련 초청단에 속하였다. 이 세 그룹은 한편으로는 각각의 행사를 진행하면서 모든 초청인사들이 같이 참여하는 행사도 같이 진행하였다.
3월 5일 초청단은 모두 국립역사기념관에서 열린 차베스 추도 기념식에 참석하였다. “민중이 만든 군인”이라는 주제로 국제 초청단과 조국 블록이 같이 야외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가하였는데 차베스 대통령의 업적에 대한 회고를 러시아, 쿠바, 콜롬비아, 베트남 대표가 발표하였고 베네수엘라의 평범한 민중으로 구성된 청중들은 중간 중간에 “차베스 만세! 혁명은 계속된다!”를 연호하면서 고 차베스 대통령의 유지를 이어갈 것을 맹세하였다.
이어 국립역사기념관 한 가운데 안치된 차베스 대통령의 묘에서 종교행사를 포함한 차베스 대통령 추도식이 거행되었고 참석자들은 모두 헌화하고 석관을 만지면서 애도하였다.
6일 세 그룹은 각각 포럼을 진행하였는데, 필자는 지식인 네트워크가 진행한 포럼에 참가하였다. “해방적 커뮤니케이션인가 식민지화한 조국인가?” 포럼은 외교부 장관 공관인 까사 아마리야의 안또니오 호세 데 수크레 실에서 6일과 7일 양일간 열렸다.
특히 6일 저녁, 마두로 대통령은 테레사 까레노 극장에서 열린 지식인 네트워크와의 만남의 시간을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그는 전세계적으로 외국인 혐오증과 네오 나치 운동이 부활하고 있지만 사회운동 역시 그런 경향에 맞서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그 점에서 희망을 본다고 하였다. 마두로 대통령은 2차 대전이 끝난 후 오늘날처럼 진보적, 사회주의적 운동이 반동적 경향에 직면한 적은 없었다고 하면서 우리가 다극적이고 다중심적인 민주적 세계질서를 만들어 낼 수 있는가가 인류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리고 최근 카라카스에서 열렸던 비동맹운동 가맹국 정상회의에서 그는 세계 평화를 위해 서로 다른 문화간, 다른 지역 간의 대화를 제의하였다고 말하였다.
마두로 대통령은 21세기 들어서서 라틴아메리카에서 시작된 거대한 진보의 파동이 지나간 후 이제 아르헨티나의 마끄리와 브라질의 테메르 등이 주도하는 반동적 흐름이 라틴아메리카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이는 제1의 물결보다 훨씬 더 강력한 제2의 해방의 물결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생각을 나타내었다.
3월 7일 오후에는 전체 초청인과 “조국 블록”이 같이 대통령 관저인 미라플로레스 궁에서 마두로 대통령과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아이사미 부통령과 문화부 장관도 참석하였으며, 차베스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는 어린이들의 공연이 있었고 초청단을 환영하는 마두로 대통령의 환영사가 있었다.
이번 방문을 통하여 각국에서 참가한 많은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특히 바르셀로나에서 온 활동가는 시리아 전쟁과 미디어 전쟁에 대해 자신들의 조직이 낸 책을 주면서 교류를 제안하였다.
6일과 7일 간에 걸쳐 진행된 지식인 네트워크 포럼(해방적 언론인가, 식민지화한 조국인가?)에서는 베네수엘라 측 발표자와 해외초청인사의 발제가 있었고 참가한 청중석에서 현재 베네수엘라에 대한 국제적 기업 미디어의 왜곡 보도와 그 극복 방안에 대한 열띤 토론이 전개되었다.
이 네트워크는 올해 15차 포럼을 차베스대통령 4주기에 맞춰 개최하였는데, 정식 명칭은 “인간성 수호를 위한 지식인과 예술가 네트워크”이다.
6일날 포럼에서 논의된 결과를 바탕으로 선언문이 채택되었으며 그 선언문을 중심으로 7일에는 여러 참가자들 사이에서 자유토론이 진행되었다. 그 선언문에서 참가자들은 베네수엘라의 국제적 권리를 억압하고 정당한 체제를 무너뜨리려는 국제적 음모에 대해 경고하였다.
칠레 상원의원인 한 참가자가 선언문을 낭독하였는데, 그 선언문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사형집행인 노릇을 하고 있는 미주기구(OAS) 사무국장을 비난하면서 베네수엘라에 대한 거짓 뉴스에 맞설 것을 호소하였다. 그 가짜 뉴스의 목적은 베네수엘라 현 대통령인 마두로를 직위에서 끌어내림으로써 볼리바르 혁명을 좌절시키려는 국제적 우익의 일관된 기도에 기초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러한 가짜뉴스에 맞서 베네수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태의 본질을 제대로 분석하고 보도하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고 선언문은 주장한다.
7일의 토론에서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환경 속에서 어떻게 대안적 케뮤니케이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전략들이 참가자들 사이에서 토론되었다. 특히 신기술을 이용한 정보조작에 대항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논의되었으며 각국에서 온 참가자들은 그들 나라에서 베네수엘라와 볼리바르 혁명에 대한 보도의 실상과 그것에 맞서기 위한 지식인들의 노력을 소개하였다.
6일날 오전에는 다른 포럼인 “대중운동 조직을 위한 국제 컨퍼런스 준비 모임”에 참석하였는데 그 포럼이 열린 극장에는 “조국 블록”에 속한 수많은 사람들이 객석을 채웠고 각국의 사회운동 조직에서 온 대표자들 중 베트남, 인도, 콜롬비아, 칠레, 스페인 대표가 볼리바르 혁명운동을 지원하고 자국의 대중들에게 베네수엘라 인민의 투쟁을 제대로 알리기 위한 운동의 현황에 대해 발표하였다. 발표가 진행되는 동안 간간히 객석의 사람들은 모두 일어나 혁명의 수호를 위한 구호를 외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No Volveran(그들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을 외치는 민중들의 표정에서 어렵게 달성한 혁명을 포기하고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결의가 엿보였다.
8일 문화부 차관 주재로 조찬모임을 가졌다. 그 모임에서 베네수엘라의 현 상황에 대한 많은 질의와 각자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 베네수엘라 민중과 볼리바르 혁명을 지원하기 위해 어떤 활동을 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감명깊었던 것은 이번 초청단 중에 팔레스타인 쪽 참가자들이 많이 참가하였는데, 그들은 베네수엘라에 오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팔레스타인 인민에 대해 가장 적극적으로 연대하는 나라 중 하나가 베네수엘라이다. 역시 볼리바르 혁명은 가장 핍박받는 민중과 함께 하는 혁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