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번역] 프랑스어 옹호에 나선 마크롱

* 본 기사는 르 몽드(Le Monde)의 “ Emmanuel Macron défend une francophonie plurielle” (https://lemde.fr/2pr6fQR)를 번역한 글입니다.

* 본 기사는 르 몽드(Le Monde)의 “ Emmanuel Macron défend une francophonie plurielle” (https://lemde.fr/2pr6fQR)를 번역한 글입니다.

번역: 정성미(국제팀, ISC)

3월 20일 화요일, 에마누엘 마크롱 대통령이 ‘프랑스어와 다언어주의 진흥을 위한’ 33개 방안을 발표했다.

프랑스어 공동체보다는 프랑스어 자체를 향한 에마누엘 마크롱 대통령의 찬가는 고무적이고 시적(詩的)이기까지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오늘날 존재하는 프랑스어권 국가는 ‘프랑스가 식민지를 지녔던 과거의 산물’이라는 비난을 거부하면서 프랑스어가 ‘콤플렉스에서 벗어나’ 널리 퍼져나가기를 원한다. 3월 20일 화요일에 열린 국제 프랑스어권 국가의 날에 대통령은 아카데미 프랑세즈 [1] 회원과 전 세계의 프랑스어권 국가에서 온 300명에 달하는 대학생, 청년, 예술가 앞에서 ‘프랑스어는 프랑스를 벗어나, 세계 언어가 되었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몰리에르의 언어를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언어 5위에서 3위로 올려놓고자 한다. 이를 위해 아카데미 프랑세즈 연설에서 ‘프랑스어와 다언어주의 진흥을 위한 계획’ 실행을 원한다고 말했다. 3월 초 필립 퀴야르 [2] 캐나다 퀘벡 주 총리를 접견한 자리에서 말했듯이 ‘단지 프랑스어만 지키려는 까다로운 옹호자’가 되기를 거부하는 마크롱 대통령이 보기에 프랑스어와 다언어주의는 본질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프랑스어를 두 번째, 혹은 세 번째 지배적인 언어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언어, 문화, 사상의 다원주의를 위한 세계 투쟁에 앞장서고자 한다.’ 작가이자 프랑세즈 아카데미 회원인 아민 말루프 [3]가 아카데미 프랑세즈에서 동료들을 대표해 대통령을 접견하면서 강조했다.

배우고, 소통하고, 창작하기 위한 33개 방안
마크롱 대통령은 전임자들과는 달리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다른 나라를 방문하거나 미국 거대 인터넷 기업인 GAFA [4] 소유주를 만날 때도 영어 사용을 주저하지 않는다. ‘프랑스어는 다언어주의가 있어야 바로 설 수 있고, 우리도 다언어주의가 있어야 존재할 수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연설에서 주장했다. ‘프랑스어 공동체는 소멸할 위기에 처한 모든 언어와 유럽의 다른 나라 언어의 정당성을 인정해야 한다. 프랑스어 공동체에서는 다른 언어가 소멸할 위기에 있어선 안 된다.’

에마누엘 마크롱 대통령은 상징을 즐겨 쓴다. 2017년 8월 말 그리스 아크로폴리스 [5] 연설과 9월 소르본 [6] 연설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에 관한 비전과 공동체 형성을 위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신전과 프랑스어를 지키는 ‘불사의’ 수호신 앞에서 프랑스어로 배우고, 소통하고, 창작하기라는 세 가지 목표를 이루기 위한 33개 방안을 발표했다.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국가는 지구 전역에 있다. 프랑스는 그 일부분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혼자서 프랑스어의 운명을 짊어진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라며 마크롱 대통령은 작가인 레일라 슬리마니 [7]를 ‘새로운’ 프랑스어 공동체 형성 책임자로 지명했다. 젊은 여성 작가인 슬리마니는 프랑스어 사용이라는 팔레트 안에 있는 ‘악센트는 다양하지만 하나가 된 여러 목소리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연설 전, 대통령은 엘리제궁에서 전 세계 프랑스어권 국가에서 온 열다섯 명의 관계자와 식사를 했다. 그 중에는 알제리 작가 카멜 다우드 [8], 래퍼 MHD, 말리 가수 로키아 트라오레 [9], 작가 에릭 오르센나 [10], 장 크리스토프 루팡 [11], 그리고 아민 말루프가 있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무엇보다도 프랑스와 북아프리카, 사하라 남쪽 지역 사이의 문화 장벽을 없애고 교역을 용이하게 만들고자 한다.

교육 지원
프랑스에서 프랑스어는 통합을 전한다. 프랑스어는 자유의 전달자이기도 하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어의 역사와 상처를 인식하고 있다. ‘우리는 프랑스어로 고문도 했지만, 멋진 일도 했다. 우리는 앞으로도 멋진 일도, 끔찍한 일도 프랑스어로 할 것이다.’ 아프리카의 프랑스어권에서 독재자가 프랑스어 옹호를 지지하는 경우를 지적하는 사람들에게 마크롱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압제자의 존재를 인정한 것이다.

‘하나의 언어는 다양한 자유를 허용한다. 그러나 우리가 그 언어의 규칙을 거부한다면, 그 언어는 사라진다.’ 프랑스어 교사의 역할을 강조하며 마크롱 대통령은 말했다. 그는 프랑스어 교사의 역할 강조가 ‘개인적 이해관계에서 나왔다’는 농담을 했는데, 아내인 브리지트 마크롱이 프랑스어 교사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프랑스어권 국가의 교육에 대한 지원을 강조했다. 아프리카에서 프랑스어 교육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위해 2월 초 세네갈 수도 다카르에서 연설에서 프랑스어 교육을 위한 국제 협력에 2억 유로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웹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언어 4위인 프랑스어의 위상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프랑스 외교정책의 큰 방향을 정하는 연례 모임인 대사들의 회의가 2017년 8월 말에 열린 이후, 프랑스어 공동체라는 주제가 대통령의 연설에서 반복되고 있다. 그 주제는 아프리카나 중동 혹은 중국을 대통령이 공식 방문할 때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프랑스어를 아프리카 제1의 언어로 만들기
프랑스어는, 영어를 제외하면, 다섯 개 대륙에서 사용되는 유일한 언어이다. 프랑스어는 전 세계에서 영어 다음으로 가장 많이 배우는 언어인데, 프랑스 정부는 프랑스어가 EU나 UN과 같은 국제사회에서 더 많이 사용하기를 원한다. 프랑스어는 프랑스어 국제기구 [12] 사무총장인 미카엘 장 [13]이 최근 한탄한 것처럼 국제사회에서 힘을 잃어가고 있다.

프랑스어 국제기구에 따르면, 84개의 회원국 중 32개국은 프랑스어를 공식어로 쓰고 있는데, 오늘날 프랑스어는 전 세계에서 2억7천5백만 명이 사용한다. 인구통계학을 적용하면 2050년에는 7억 명이 프랑스어를 사용하게 되는데, 그 중 85%는 아프리카인이다.

2월에 에마누엘 마크롱 대통령은 부르키나파소 수도인 와가두구에서 프랑스어가 아프리카, 그리고 ‘아마도’ 전 세계 제1의 언어가 되기를 바란다고 외쳤다. 이 주제를 3월 20일 화요일 연설의 끄트머리에서 다시 언급했는데, ‘전 세계가 우리 언어로 떠들게 될 것이다’라는 과장된 표현을 사용했다.

프랑스 미디어의 역할 강화
프랑스어 공동체에 관한 연설에서 대통령은 프랑스어 확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인터넷과 TV5 Monde, France Médias Monde(France 24, RFI [14], RMC Doualiya [15])와 같이 외국에 방송되는 프랑스 미디어가 특히 중요하다. 이 미디어 방송을 매주 1억3천5백만 명이 접하고 있는데, 2020년에는 1억5천만으로 늘리고자 한다.

대통령은 또한 프랑스어 미디어가 거짓 뉴스와 싸우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어로 된 미디어를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국경 없는 기자회가 바라는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한다. AFP 통신은 프랑스어로 된 미디어가 신뢰를 쌓는데 중추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AFP 통신의 세계 조직망은 큰 힘이 된다. AFP 통신이 프랑스어권 국가에 있는 규모가 큰 미디어와 연합한다면 프랑스어 미디어의 신뢰 구축은 성공적으로 이뤄낼 수 있다.

 

 

Notes:

  1. 1635년에 프랑스 지식인 학술 단체. 문학상을 수여하고, 프랑스어 사전을 편찬한다. 회원에는 문학가가 많으며, 사회학자, 과학자, 철학자 등 문학가가 아닌 사람도 있다.
  2. Philippe Couillard
  3. Amin Maalouf.
  4. Google, Apple, Facebook, Amazon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말이다.
  5. 고대 그리스 도시에서 방어를 위해 만든 중심지역을 아크로폴리스라고 하는데, 여기서는 지혜의 여신 아테네의 신전이 있는 곳을 말한다.
  6. 소르본 대학.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 이탈리아의 볼로냐 대학과 함께 유럽 3대 대학으로 꼽혔다. 파리의 여러 대학이 통합되면서 현재 소르본 대학 건물에는 파리 3,4 대학이 들어가 있는데, 성당에는 아카데미 프랑세즈를 설립하여 프랑스어 발전에 공헌한 리슐리외 추기경 무덤이 있다.
  7. Leïla Slimani.
  8. Kamel Daoud.
  9. Rokia Traoré.
  10. Eric Orsenna.
  11. Jean-Christophe Rufin.
  12. Organisation international de la Francophonie.
  13. Michaëlle Jean.
  14. Radio France International.
  15. Radio Monte-Carlo. 아랍권 프랑스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