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브라질의 정치적 위기: 민주주의에 민중의 참여를 독려해야 할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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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 배경진(국제팀, ISC)

* 본 기사는 더 던(The Dawn)의 “Brazil’s political crisis: The need to increase the participation of the masses in democracy”를 번역한 글입니다.

시민들이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선출하기 위해 4년에 한 번만 국가 정치에 참여하는 식의 브라질의 대의민주주의는 브라질을 민주화하는 데 있어서 큰 장애물 중 하나이다.

이에 더해, 선거과정 속 사기업의 막대한 영향력 또한 여전하다. 2014년 선거에서 사기업들은 15억 달러를 기부금으로 냈다, 이러한 기부금이 바로 시스템에 대한 신뢰 부족과 국가 기관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을 야기하는 일부 원인에 불과하다. 독일 시장조사 연합(GFK Verein)이 2016년에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세계의 모든 경제 대국 중 브라질 국민들이 자국 정치인을 가장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학자이자 사회경제학연구소(INESC)[1]의 이사진 중 한 명인 호세 안토니오 모로니[ref]José Antonio Moroni[/ref]에 따르면 투표권은 민주주의의 가장 기초일 뿐, “민중의 자주권을 표현할 유일한 수단은 아니다.”

또한, 모로니는 2016년에 브라질의 정치·경제 엘리트들이 브라질 민중의 이익에 반대되는 의제(노동개혁, 연금개혁 등)를 시행한 미셸 테메르[ref]Michel Temer[/ref]에게 자리를 내주기 위해 민주적으로 선출된 지우마 호세프(딜마 호세프)[ref]Dilma Rousseff: 원문은 ‘딜마’라고 읽으나 한국에서는 이미 ‘지우마’라는 호칭이 보편화되어 있기에 양쪽을 병기한다.[/ref] 대통령을 끌어내린 것을 고려했을 때, 이들이 최소한의 것조차 지키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우리 나라의 경제적, 정치적 엘리트들이 표심의 존중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를 전혀 존중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라고 모로니는 지적했다.

모로니는 직접민주주의 강화를 보장하기 위해 파기국민투표와 주민투표 청원 등과 같은 수단을 시행해서 국가의 결정에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경로를 확대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요즘 우리는 이런 위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민중의 힘을 확장시키기 위한 어떠한 제도적 장치도 가지고 있지 않다. 우리는 항상 이 문제를 푸는 것은 우리(민중)에게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전부 사법기관과 엘리트에 달려있다라는 말을 항상 듣는다.”라고 말했다.

첫 번째 단계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로니는 브라질이 민주화 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로 대통령 직접선거를 더욱 빨리 도입하여 시행하는 것을 꼽았다. 대통령 직접선거는 국가의 민주적 본성을 재건하기 위한 사회의 좌파 진영에서 요구하는 조치 중 하나이다. ‘민중의 브라질 전선[ref]People’s Brazil Front[/ref]’이라 불리는 운동연합이 제안한 ‘민중의 비상계획[ref]People’s Emergency Plan[/ref]’에서 대통령 직접선거는 브라질 민중에게 더 많은 권력이 필요함을 주장하는 다른 네 가지 요구와 함께 가장 중심이 되는 부분이다.

비상계획에는 정치개혁을 위해 정당 당 하나의 비례대표 명단을 사용하는 구속명부식 비례대표제[ref]정당의 총득표수에 비례하여 의석수를 부여하는 비례대표제의 한 방식. 정당명부식 중의 구속명부식(혹은 폐쇄형)을 말한다. 정당의 득표비율에 따라, 정당이 제출한 후보자 명단을 기준으로 상위 순번부터 그 정당이 획득한 의석수까지를 당선자로 가려내는 방식이다. 유권자가 정당을 선택하므로 정당의 득표율과 의석율이 일치한다.[/ref] 채택, 선거운동을 위한 사기업의 후원 금지, 인종 및 나이 할당을 고려하면서 남성과 여성을 번갈아 후보로 내세울 것 등의 조치가 포함되어 있다. 이외에도 지우마 호세프(딜마 호세프)를 대통령직에서 쫓아내기 위해 사용된 탄핵법의 수정과 제도적 쿠데타의 중심역할을 한 언론 및 사법기관의 민주화도 포함하고 있다.

지금 당장 직접선거를! 조기 선거의 필요성에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중앙노동총연맹(CUT[ref]Unified Workers’ Central[/ref])과 복스 포퓰라이[ref]Vox Populi[/ref]가 6월에 발표한 최근 여론 조사에 따르면, 브라질 국민 열명 중 아홉 명이 미셸 테메르 정부를 대체하기 위한 조기 선거에 찬성하고 있다. 85%는 미셸 테메르 정부가 끝나길 바라고, 3%만이 미셸 테메르 정부에 찬성했다.

“지금 당장 직접선거를!”이라는 구호는 일련의 시위를 통해서 브라질 전역으로 전파되고 있다. 사업가 죠슬리 바티스타[ref]Joseley Batista[/ref]가 라바 자투[ref]Lava Jato: 고압세차[/ref] 작전에서 주사중인 비리 사건에 테메르가 연관되어 있다는 내용의 음성파일을 유출한 5월 17일 이후부터 이 운동은 더 강력해지고 있다.

올해 5월과 6월 사이, 같은 구호 아래 리우데자네이루, 상파울루, 살바도르, 포르투알레그레, 레시페와 같은 도시에 있는 예술인들이 참석하는 문화제가 기획됐다.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있었던 행사에 15만명이 참가했고, 상파울루에서는 10만명이 쇼에 참석했다.

소셜 미디어에서 배우 와그너 모라[ref]Wagner Moura[/ref]는 이 행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브라질 국민의 투표권을 위하여. 우리의 위기는 합법성에 달려있다. 우리는 현재 200명이 넘는 국회의원들이 조사받는 중인 우리 의회가 다음 대통령을 뽑도록 허락할 수 없다.”라고 썼다.

사회주의자유당(PSOL[ref]Socialism and Freedom Party[/ref])의 연방의원 이반 발렌테[ref]Iván Valente[/ref]는 상파울루에서 열린 행사에서 연설하면서 “지금 당장 직접선거를!”이라는 구호에 사람들이 모이는 힘이 점점 더 커질 것 이라는 그의 믿음을 나타냈다. “이 구호는 브라질 전역에 퍼질 것입니다. 테메르 정부가 약해질수록, 브라질 엘리트들이 반 민중적 개혁을 지속하기 위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수록, 직접선거 운동은 계속 커질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당장 직접선거를’은 브라질 민중들에게 주권을 다시 돌려주는 것을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