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세상을 위한 씨앗을 발견하다
글: 알렉스 힐(대안발굴팀, ISC)번역: 황정은(사무국장, ISC)
작년 봄, 한국 노동자자주관리에 대한 보고서를 쓰기 위해 모인 대안발굴팀 일원으로 활동하기 시작했을 때는 보고서 하나를 작성하는데 얼만큼의 노동을 쏟아야 하는지 알지 못했다. 이번 발간하는 15페이지 보고서는 수개월의 연구와 인터뷰, 현장 방문, 회의와 편집의 결과물이다. 대안발굴팀의 연구를 맡아 시작하면서 세계 노동자자주관리의 역사, 성과와 한계를 조사하고 보고서를 함께 작성했다. 이전부터 연구해오던 주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노동자자주관리 운동의 역사, 기원, 철학에 대한 감을 잡기 위해서 노동자협동조합, 노동자자주관리 기업을 다룬 뉴스와 분석 기사를 인터넷에서 열심히 찾았다. 가끔은 나의 역량을 넘어서는 일처럼 느껴질때도 있었다. 그래서 보고서를 쓰는 과정은 힘이 들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찾은 정보를 이해하기 위해, 보고서 세부 내용을 기획하기 위해, 그리고 우리가 종합한 정보를 기반으로 어떠한 결론을 내릴지 토론을 여러번 했다. 대안발굴팀의 그 누구도 노동과 경제 전문가가 아니었기 때문에 더 힘들었다. 그럼에도, 노동자자주관리 기업의 노동자가 민주적인 방법으로 일의 진행 방법을 결정하는 것처럼 우리팀도 연구와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민주적이고 협력하는 방식으로 어려움을 헤쳐나갔다.
내가 읽고 분석했던 수많은 기사 내용을 보고서에 모두 담을 수는 없었다. 이 보고서는 노동자와 활동가와 공유하고자 했기 때문에 보고서의 분량은 중요한 요소였다. 그리하여 노동자자주관리의 역사를 산업혁명 이후부터 현재까지 끊임없이 읊거나 노동자자관리 사례인 우진교통의 노동자자주관리로의 전환 과정을 세세하게 모두 다루기 보다는 몇 가지 기본적인 질문에 종합적인 답을 구하고자 했다. 노동자자주관리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노동자자주관리의 성공과 실폐 사례는 무엇인가? 현재 한국의 노동 현실에서 노동자자주관리가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 우진교통 사례에서 배울점은 무엇인가? 등이다.
보고서는 이 질문에 답하고자 다섯 부분으로 구성했다. 도입 부분에서는 파리바게트의 불법파견 사례를 들어 한국의 노동 유연화 문제를 중심으로 현재 상황을 보여준다. 다음으로 비민주적이고 큰 대가를 치러야 하는 자본주의적 생산 방식의 본질을 일반적으로 설명하고 생산의 노동자 통제를 위한 운동을 촉발시킨 원인을 살펴본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그리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노동자자주관리의 국제 사례를 우진교통 사례에 앞서 정리했다. 그리고 해외사례와 우진교통 사례를 기반으로 노동자자주관리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점을 세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노동자가 일터의 주인이 되는 노동자자주관리 기업은 자본주의 하에서 노동자가 노동의 결과물로부터 소외되는 현실에서 싸울 수 있으며, 자신의 노동을 통제할 수 있다. 둘째, 노동자자주관리 기업에서 노동자는 직접 경험을 통해 참여하고 권력있는 시민이 된다. 마지막으로, 현재 일반 기업의 경영차측의 주장과는 달리 노동자자주관리 기업은 실제로 기업의 효율성과 생산력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동자자주관리 운동이 직면한 문제에 대해 논의해야 할 부분은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 이 보고서는 노동자에게 변화를 위한 청사진을 주는 것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는 이 보고서가 노동자와 사람들이 더욱 민주적이고, 지속가능하며, 정의로운 생산 방식과 일터에 대한 열망과 가능성에 대한 대화를 시작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또한 노동자자주관리가 자본주의의 폐해를 단번에 해결한 만능해결책이라고 제안하거나 기존 경제 체제를 뒤집을 열쇠라고 제안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수개월 간 노동자자주관리를 연구하고 보고서를 쓰면서 납득한 한가지 진실이 있다. 이 보고서를 읽는 여러분도 그 진실을 보기 바란다. 바로, “더 나은 세상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