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가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고 외친 지 2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국제주의는 대부분 좌파에서 부차적인 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그저 노동조합 지도자끼리 악수를 하거나 진보정당에서 성명서를 내는 데 그칠 뿐이다. 그러니 고루하고 후진적이라고 폄하되던 농민 계급이 21세기에 국제 운동을 가장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라 비아 캄페시나(농민의 길)는 31개 농민단체의 성명서에서 출발하여 이제는 182개 단체, 2천만 명의 회원 수를 자랑하는 규모로 성장했다. 아네트 오렐리 데스마레이즈는 저서 ⟪비아캄페시나: 세계화에 맞서는 소농의 힘⟫에서 농민 활동가들이 국제 연대로 각 지역과 국가 간 투쟁을 저해하지 않고 더 강화했다고 설명한다.
Read MoreMST는 토지를 쟁취하는 투쟁, 농업 개혁, 사회 변혁이라는 세 개의 목표가 있습니다. MST는 1988년 브라질 헌법을 바탕으로 무토지 노동자들을 조직하여 비생산적 토지를 점유하고 정착지(assentamentos)와 점거지(acampamentos)를 만들어냅니다. 현재 약 50만 가구가 MST 정착지에 거주하며 토지에 대한 법적 사용권을 쟁취하였고, 함께 1,900개의 농민조합, 185개의 협동조합, 120개의 MST 소유 농업관련산업 단지를 만들어 냈으며 이에 더해 65,000가구가 점거지에 살며 토지에 대한 법적 권리를 인정받기 위해 투쟁하고 있습니다.
Read More면책의 분위기를 등에 업은 이스라엘은 UN 헌장과 외교관계에 대한 비엔나 협약을 위반하고 2024년 4월 1일 시리아 다마스쿠스에 위치한 이란 대사관을 폭격하여 이란군 고위 장교 등 16명을 살해했습니다. 이 면책 분위기는 미국의 오만을 보고 자신감을 얻는 지도자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에콰도르 대통령 다니엘 노보아는 준군사조직 부대를 퀴토에 위치한 멕시코 대사관에 투입하여 멕시코에 망명한 호르헤 글라스 전 부통령을 납치했습니다. 노보아 정부는 네타냐후 정권처럼 외교 관계에 대한 존중이라는 역사적 전통을 거스르고 저지른 이런 행동이 가진 얼마나 큰 위험을 함의하고 있는지 신경 쓰지 않습니다. 네타냐후와 노보아 같은 지도자 사이에서는 처벌 없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북반구의 보호 아래 자신들 역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만연합니다.
비엔나 협약의 22조 1항은 이렇습니다. “공관 지역은 불가침이다. 접수국의 관헌은 공관장의 동의 없이는 공관 지역에 들어가지 못한다.”
Read More2023년 11월부터 이스라엘 정부가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을 위한 수도 공급을 차단한 것이 이미 명백했습니다. UN 식수 및 위생 인권 담당 특별 보고관 페드로 아로호아구도는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위반하며 가자지구의 안전한 식수 공급을 차단하는 시간마다 주민들이 물 부족과 질병으로 사망할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은 물을 전쟁 무기로 사용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스라엘의 최근 공격 이전에도 이미 가자지구의 유일한 해양 대수층의 물 중 97%가 세계보건기구 기준으로 인간이 식수로 사용할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수많은 공격을 통해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정수 시설을 완전히 파괴하였으며 수리에 필요한 자재와 화학약품의 반입을 차단하고 있습니다.
Read More쿠슈너가 아랍어로 알나캅이라고도 불리는 네게브를 선택한 것은 흥미로운 일입니다. 알나캅은 이스라엘 남부에 위치하며 오랫동안 긴장과 분쟁으로 휩싸인 지역입니다. 2011년 9월, 이스라엘 정부는 네게브 베두인 정착지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프로워-비긴 계획이라고도 불리는 이 법안은 35개의 “미승인” 마을에서 70,000여 명의 팔레스타인계 베두인을 강제 추방하는 법안입니다. 쿠슈너는 이제 이스라엘에 더 많은 팔레스타인인을 알나캅으로 불법 추방하라고 조언하는 것입니다.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은 대부분 현재 이스라엘이 영토로 점유하고 있는 지역에서 추방당한 사람들인데도 말입니다. 쿠슈너가 알고 있듯이 알나캅으로의 강제 추방과 가자지구의 점거는 1949년 제네바 협약 49조에 따라 불법입니다.
Read More트라이컨티넨탈 76호 도시에 "동북아를 뒤흔드는 신냉전"은 미국이 주도하는 중국과의 신냉전이 한반도와 대만해협, 일본을 중심으로 동북아시아를 어떻게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는지를 살펴봅니다.
Read More매년 5월 15일이 되면 우리는 아랍어로 재앙이라는 뜻의 나크바를 추모합니다. 나크바는 1948년 유대 민족국가 건설을 위한 시온주의자들의 침략으로 인해 75만 명이 넘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삶의 터전에서 강제로 추방된 사건입니다. 1948년 5월 14일 이스라엘이 독립을 선포하자 시온주의 민병대들이 데이르 야신에서 탄투라까지 팔레스타인의 수많은 마을과 도시에 테러와 파괴, 학살을 자행하여 인종청소를 추진했습니다. 이 폭력을 피해 도망친 이들은 세계에서 가장 큰 난민 인구 중 하나가 되었고 지금까지도 강제 추방을 당하고 있습니다. 지난 7개월 동안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집단학살을 보면 나크바가 끝난 적이 없다는 사실이 명백합니다. 나크바의 폭력은 수십 년간 이스라엘의 침략과 군사점령, 인종청소, 거주지 파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체포와 감금을 비롯하여 팔레스타인의 모든 존엄성과 정의, 자주를 짓밟는 행위로 이어져 가고 있습니다.
Read More올해 4월 총선을 치른 한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마땅한 선택지가 없다는 말을 했다. 최악을 막기 위한 차악을 선택하거나, 거대 양당 후보라는 선택지밖에 없어 둘 중 하나를 어쩔 수 없이 선택하거나, 아예 기권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베네수엘라 파퓰러 컨설테이션의 투표 과정 자체는 흔히 볼 수 있는 투표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투표 선택지를 직접 만드는 주민의 토론과 결정 과정, 투표 참가, 투표 이후 선정된 사업을 직접 집행하는 과정까지를 고려하면 매우 다르다. 단 하루만 투표장에서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닌 일상에서 의사 결정에 참여하고 권력을 행사하는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 민이 주인되는 민주주의라는 정의를 참되게 실현하고 있는 것 아닐까.
2023년 말 누리호 3차 발사가 성공했다. 한국은 자력으로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7번째 나라가 되었다며 '우주 강국 G7'이 된 것을 자축했다. 한국 정부는 미래의 성장동력인 우주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발사체 특구인 전남, 위성 특구 경남, 연구와 인재 개발 특구인 대전을 중심으로 우주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우주산업 육성을 총괄할 우주항공청도 5월말에 출범한다. 민간방위산업 기업인 한화시스템은 위성을 개발하고, 제조하고, 시험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대규모 우주센터를 제주에 건립할 계획이다. 자체적인 고도의 기술력을 갖추며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경제영토는 전세계를 넘어 우주까지 넓어지고 있다. 육군과 공군, 해군뿐만 아니라 이제 우주군까지 군사 영역도 우주로 확장되고 있다. 이런 뉴스가 연 좋은 소식인가?
Read More3월 8일이 언제나 국제 여성의 날이었던 것은 아니며, 언제나 그런 기념일이 존재했던 것도 아닙니다. 이 개념은 제2인터내셔널이라고도 불리는 사회주의 인터내셔널에서 독일 사회민주당의 클라라 제트킨이 1889년부터 여성 노동자의 삶과 투쟁을 기리는 날을 만들기 위해 싸웠기에 탄생했습니다. 제트킨은 러시아 사회민주노동당의 알렉산드라 콜론타이를 비롯한 여러 동지와 함께 여성 노동자의 역할과 가사 노동이 사회적 부의 창출에서 차지하는 역할을 인정받기 위한 투쟁을 이어갔습니다. 북대서양 국가에서 여성 참정권이 없던 시절, 이 여성 활동가들은 착취라는 공동의 경험으로 남성과 여성 노동자 모두 사회주의의 기치 아래 단결해야 할지, 아니면 여성의 몫은 가사 노동으로 제한되어야 할지를 중심으로 한 사회주의 인터내셔널의 토론에 참여하였습니다.
Read More4월 18일부터 20일까지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에서 대안 사회 의제를 위한 세계 모임(World Gathering for an Alternative Social Agenda)이 개최되었다. 아메리카민중의 볼리바르 동맹-민중무역협정(ALBA-TCP)과 시몬볼리바르 평화연대 연구소(ISB)가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60여 개국에서 500여 명의 사회운동 활동가, 진보정당 활동가, 그리고 지식인이 참가했다. 필자도 한국을 대표해 행사에 참가했다.
Read More레닌 서거 100주기를 맞아 트라이컨티넨탈: 사회연구소는 레닌의 역작 <제국주의론>의 21세기 버전을 내놓았다. “초(超) 제국주의”라는 제목의 연구 보고서에서 트라이컨티넨탈은 세가 기우는 것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미국이 어떤 방법으로 전 세계를 재래식 전쟁과 경제 전쟁으로 몰고 가는지를 살펴본다. 3월 9일에 노콜드워에서는 전 세계의 지식인, 활동가, 언론인을 초청하여 라틴아메리카의 봉쇄부터 인도-태평양 섬의 군사화, 가자지구의 집단 학살에 대한 지원 등 초 제국주의가 남반구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토론을 진행했다.
Read More‘빨간 책의 날’은 전 세계 40여 개 출판사가 모인 IULP가 주도하기는 하지만, IULP가 모든 행사를 조직하는 것은 아닙니다. ‘빨간 책의 날’ 행사가 IULP를 넘어서 좌파 전체의 중요한 기념일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렇기에 ‘빨간 책의 날’이 저희 네트워크를 넘어 멀리 퍼지는 것을 보고 매우 고무적이라고 느꼈습니다. 대중 문화의 일부가 되어 이성적이고 사회주의적인 사상을 사회의 근간으로 세우는 것이 바로 ‘빨간 책의 날’의 취지이기 때문입니다. 2030년에는 천만 명이 ‘빨간 책의 날’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리고 내년에는 꼭 가자지구에서 ‘빨간 책의 날’ 행사를 가지고자 합니다.
Read More이스라엘은 10월 7일부터 가자지구에서 30,000명이 넘는 팔레스타인인을 살해했으며, 이 중 13,000명이 아이들입니다. 집단 학살을 중단하라는 ICJ 명령이 발표된 1월 26일 이후 이스라엘은 3,000명의 팔레스타인인을 더 살해했습니다. 이스라엘이 지정하는 소위 안전 구역으로 피난했다가 다시 폭격당하기를 수개월 동안 반복한 나머지 가자지구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150만 명이 현재 라파에 봉쇄되어 있습니다. 라파는 가자지구 최남단 지역이며 10월 7일 이전 인구는 27만 5,000명이었으나, 현재는 세계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이 되었고, 지금도 이스라엘의 폭격을 받고 있습니다.
Read More지식 노동자들은 이전에도 굴복하지 않았지만, 지금도 굴복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희가 최근 발표한 도시에 인도 카르나타카에서 민중 과학 운동이 어떻게 교육의 즐거움과 평등을 가져다주고 있는가는 즐거운 배움의 축제, 지역 학교, “게스트-호스트” 프로그램 등 혁신적인 방법을 통해 카르나타카주의 아이들에게 과학적, 논리적 사고를 가르치고 있는 교육 노동자들을 조명합니다. 한편, 인도 정부는 5,000명의 과학자와 교사가 동참한 브레이크스루 과학 학회의 서명운동에도 불구하고 교육 과정과 교과서에서 진화론과 주기율표, 에너지원에 대한 내용을 삭제했습니다.
Read More2년 전,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로 진입했습니다. 이때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것은 아닙니다. 그저 2014년 시작된 분쟁이 가속화되었을 뿐입니다. 2014년, 미국의 압력으로 우크라이나의 새 정부는 EU와 더 가까운 관계를 맺고자 했습니다. 이로 인해 러시아계 우크라이나인들에 대한 지속적인 박해가 시작되었습니다. 분쟁은 신속하게 확장되어 크림 반도가 사실상 러시아 영토로 복귀하였고, 돈바스 지역은 우크라이나 극우 민족주의자와 러시아계 우크라이나인 간 분쟁의 최전선이 되었습니다.
Read More모든 국가의 코뮌 활동가들은 새로운 사회적 관계를 만듦으로써 혁명 과정이 자본의 논리에 도전하고 종국에는 이를 극복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 유토피아적인 사업, 서구식 사회민주주의, 개발주의는 자본주의에서 공존할 수 있지만, 코뮌은 그렇지 못하다. 공동체의 이해와 요구를 충족하기 위한 일터의 민주적 통제는 이윤 극대화와 노동의 소외라는 자본주의의 핵심 원칙과는 정반대이다. 사회주의로의 전환이 한 번에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이 과정은 현재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Read More베네수엘라에 제재 완화를 약속한 지 몇 개월도 채 안 돼 미국은 다시 초제국주의적인 길로 돌아섰습니다. 하지만 세상이 변했습니다. 2006년 차베스는 UN 총회에서 세계 민중에게 노엄 촘스키의 패권인가 생존인가를 읽으라 권하고는 “새벽이 밝고 있다… 세상이 깨어나는 것이다. 온 세상이 깨어나고 민중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2024년 1월 31일, 마두로 대통령은 TSJ 본청에 방문하여 “우리는 이제 투자나 번영, 진보나 성장에 관해서 백인들이나 그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18년 전 차베스가 말했듯이 마두로는 “새로운 세상은 이미 태어났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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